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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찾아뵙는 스승의 날
스승 찾아뵙는 스승의 날
  • 성기홍
  • 승인 2013.05.02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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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홍 경남도교육청 학교정책과장
 5월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있기 때문에 흔히 5월은 보은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된 스승의 날 유래는 1963년 5월 26일에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J.R.C.)에서 5월 26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謝恩行事)를 했으며,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해 각급학교 및 교직단체가 주관이 돼 행사를 실시해왔다. 그러나 스승의 날은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과 관련해 폐지됐다가 9년 만인 1982년 부활된 지 올해로 32년이 됐다.

 당시 필자인 나도 총각으로 마산여고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mbc에서 스승의 날을 보도하려고 학교를 방문해 김영득 교감선생님이 기자를 내가 수업하고 있는 2학년 교실에 데리고 들어와서 학생들로부터 꽃다발을 받는 장면을 녹화해 뉴스에 보도 됐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 때부터 이제 정말 선생님이 됐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꼈었다고 기억된다.

 하지만 모든 교사들이 이날이 이렇게 아름다운 추억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요즈음은 교권이 추락할 대로 추락해, 젊은 여선생님이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구타를 당하거나, 연세가 많으신 선생님이 학부형으로부터 손찌검을 당하는 사건은 이제 큰 보도거리도 되지 못할 만큼 비일비재한 일들이 돼 버렸다.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교사들의 비리를 접하는 일선 대부분의 교사들 심정은 참담하기 이를 수가 없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면 나는 종종 “밥 선생과 돌 선생”이라는 비유를 하기도 한다. 성품이 온화한 누구라도 밥그릇 속에 돌이 하나가 들어있을 때는 돌이 있다며 골라내지만, 돌이 다시 발견되기라도 하면 그만 밥이 아니고 전부 돌 뿐이라며 화를 낸다. 그것은 밥그릇 속에는 당연히 쌀로 만들어진 밥이 있어야 한다는 절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교직은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맑고 신성해야 하기 때문에 “밥 선생과 돌 선생”의 비교를 당하고 있다. 예부터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있으며, 옛 성현들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 교직은 가장 성스럽고 믿음이 바탕이 된 직업이기 때문에 작은 잘못이라도 용납되지 않는 것이리라.

 이에 경남교육청에서는 스승의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모범을 보여 아이들이 스스로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도록 하자는 뜻에서 “내 아이의 스승을 찾아보고 은혜를 답하기 이전에 부모의 은사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사제관계를 깊게 하자”는 캠페인인 ‘옛 스승 찾아뵙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직 생활이 38년차인 나에게는 가장 즐겁고 흐뭇한 날이 옛 제자가 찾아와서 소주 일배를 하며, 그네들의 학창 시절을 이야기 하는 날이다. 혹은 멀리 있는 제자가 찾아뵙지를 못하고 전화로 인사를 대신한다는 따뜻한 전화라도 있는 날이면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얼굴에 미소가 퍼지는 즐거움이 있다.

 나도 이번 주말에는 만사를 젖히고 작은 선물이라도 장만해 늘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던 가까이 계신 옛 스승님은 찾아뵙고 인사라도 드리고, 멀리계신 스승님께는 전화라도 드려 스승님께도 작은 즐거움을 드려야겠다. 또 항상 마음속으로는 교직에서의 멘토로 생각하고 있던 선배선생님도 찾아뵙고 소주라도 한잔 드려 마음속에 지고 있던 짐도 벗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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