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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 승인 2013.04.0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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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도 ‘내추럴 메이크업’ 유행

‘한방 화장품의…’
김남일 지음
(들녘… 1만 5천원)

 “분을 바르되 연지는 칠하지 아니하고, 눈썹은 넓게 그리고, 세 폭으로 된 검은 비단으로 된 너울을 쓴다.”

 요즘 유행하는 ‘내추럴 메이크업’이 알고 보면 고려 시대 귀부인사이에서도 유행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울긋불긋한 색조 화장보다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중시하는 메이크업으로, ‘투명 화장’으로도 불린다.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신간 ‘한방 화장품의 문화사’에서 단군 신화로 거슬러 올라가 역사 속 기록에 남은 한방 화장품의 이모저모를 샅샅이 찾아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지금과 비슷한 화장법이 시대를 되풀이하며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은 송나라 사신 서긍(徐兢)이 1123년 고려에 한 달간 머물며 보고 들은 내용을 기록한 책이다. 20권에서는 귀부인의 화장법을 엿볼 수 있다.

 부인들은 향유(香油)를 바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볼 터치’에 해당하는 연지는 생략하고 분만 발랐다는 것.

 그 대신 눈썹을 넓게 그려 포인트를 주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자는 “고려 시대 귀부인들이 진한 화장보다는 자연미를 드러내는 연한 화장을 선호했음을 보여준다”면서 “송나라 사람 서긍의 눈에는 고려 귀부인의 화장이 이채롭게 비쳤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명성황후는 진주 가루로 화장한 “약간 창백한” 미인이라는 기록도 남아있다.

 영국 여행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1832-1904)은 책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서 명성황후에 대해 “검고 윤기가 도는 머리카락에 피부는 화장을 진주 가루로 해서 약간 창백해 보였다”고 적었다.

 저자는 이처럼 옛 문헌을 토대로 고려 시대 해수욕 요법, 숙종의 피부 관리 비결, 온천욕으로 피부관리를 했던 세종대왕 등 역사 속 미용 발달사를 소개하고 한의학적으로 화장품의 효능을 분석한다. 284쪽.



신성한 학교에 도사린 집단괴
롭힘 공포

‘이지메의 구조’
고지연 옮김
(한얼미디어… 1만 3천원)

 우리 사회에서도 학교폭력이나 왕따 문제가 급속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일본에서는 이 ‘이지메’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지 수십 년이 지났고 지금도 횡행하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나 ‘선생님’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학생이 학교를 제쳐두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고소하면, 도덕적으로 비난받는 쪽은 ‘교육의 논리’를 ‘법의 논리’로 더럽힌 피해자 측이 된다. 이지메를 당해서 자살을 결심하는 대다수 학생들은 가해자를 법에 맡긴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죽어간다.”

 사회학을 토대로 이지메(집단 괴롭힘) 현상을 연구해온 나이토 아사오 일본 메이지대학 교수는 근간 ‘이지메의 구조’에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신성한 교실’이라는 허울 때문에 오히려 시민사회의 질서가 무너지고 그들만의 권력 질서가 자리잡게 됐다는 것.

 전인교육을 강조하는 일본의 현행 교육 제도는 학생들의 사고와 행동뿐만 아니라 감정에도 깊숙하게 개입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현행 학교 제도는 좁은 생활공간에 학생들을 강제 수용한 다음 다양한 ‘관계’를 강제한다. 가령 집단 학습, 집단 섭식, 학급 활동, 청소, 잡무 할당, 학교 행사, 각종 연대책임 등을 강압함으로써 모든 생활 활동이 소집단의 자치훈련이 되도록 만든다.”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도 파격적이다.

 단기적으로는 학교에 경찰을 투입하고 시민사회와 같은 법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나아가 학급 제도를 폐지하고 ‘자유로운 교실’이 되도록 교육 정책을 새로 짜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책은 이지메의 메커니즘을 ‘타인을 조종하려는 심리’인 ‘전능 모형’을 토대로 분석하고, 학생들의 생활환경을 구조적으로 바꾸면 ‘전능감’이 사라진다는 가설을 입증한다. 2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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