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이즈 패션`(Fashion is Passion)이라는 패션계 `관용구`를 그대로 가져온 제목의 저서다.

　화보 중심의 아트북을 제외하면， 그의 생각과 삶 얘기를 풀어놓은 `글`이 담긴 첫 책이다.

　그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985년 첫발을 디딘 후 28년간 몸담은 패션계에 대한 생각， 자신의 패션 철학， 자연인 이상봉의 꿈에 대한 얘기를 풀어놨다.

　"제가 서른 일곱살 때 나이를 정리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그 이상 나이를 먹지 않겠다고요. 그래서 나이가 많건 적건 상관없이 맘 맞는 사람은 모두 친구로 삼아요. 이들이 저의 가장 큰 자산이지요. 젊은 친구들과 계속 호흡하며 일 얘기， 인생 얘기를 하며 지내는 삶이 즐겁습니다."

　이상봉은 자신의 옷에 전통문화 소재를 차용하는 디자이너로 유명하다.

　1985년 디자이너로 데뷔할 당시 백의민족을 주제로 한 의상을 선보였고， 이듬해 미국 전시에서는 모시를 소재로 삼았다.

　또 2006년 한글 캘리그래피를 이용한 의상이 MBC `무한도전`을 통해 소개되면서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고， 이후에도 단청ㆍ조각보ㆍ자수 등을 이용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전통문화를 자신의 의상에 적극 활용했다.

　"처음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의 옷을 만들 때 성공하리라는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2006년 프랑스에서 선보인 디자인이 바이어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었죠. 깜짝 놀랐어요. 우리 글자의 미적 특성이 상품으로서도 가치가 있다는 걸 그들을 통해 알게 된 거죠. 그 이후에는 (전통문화 요소를 디자인에) 더 적극적으로 드러내게 됐습니다."

　그는 요즘 인사동에 나가면 상인들이 "한글 티셔츠가 대세라는 얘기를 해 준다"며 "한글을 디자인에 도입한 디자이너로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