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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우고기 비싸게 팔아 수입산 먹게 합니까!"
"왜 한우고기 비싸게 팔아 수입산 먹게 합니까!"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3.03.24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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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급 한우암소 일반 고깃집 가격 절반 수준
`나눔 경영` 장정규 사장, 수익 직원에게 환원
▲ 1등급 한우만 선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양동한우의 육회와 고기.

 김해시 주촌면 양동리에 위치한 양동한우는 1등급 한우 암소고기를 착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한우모듬`이 100g에 9천500원이다. 또 싱싱한 육회도 큰 것 2만 원, 작은 것 1만 원으로 일반 고깃집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나눈다고 생각하고 영업한다"는 장정규(52) 사장은 한우를 키우던 축산인 출신이다.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서 그가 사육하던 한우는 누나가 맡아 관리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는 한우농가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질 좋은 한우고기를 저렴하게 팔아 판매량이 늘어나면 산지 소값 하락의 주원인 사육두수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농장 직영에 한계가 있어 부경축산물공판장에서 그때 그때 경매를 받아 고기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팔아도 되는데 왜 굳이 비싸게 팔아 국민들이 수입산 쇠고기를 사 먹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1등급을 쓰지 않고 2등급을 쓴다면 100g에 8천500원까지 가격을 낮출 수도 있습니다. 돼지고기값이랑 비슷하지 않습니까?"

 가게 터도 예전 그의 농장 부지다. 농장을 했던 자리라 3천㎡(900평) 정도로 터가 꽤 넓어 주차 걱정은 안해도 된다. 또 단체 고객들을 위해 1천300㎡(400평)의 족구장 터를 따로 마련해 뒀다.

 그는 고기만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수익금의 20%를 직원들에게 환원한다고 했다. 그의 `나눔 경영`이 직원들에게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가게 위치가 농공단지 부근이어서 양동한우에는 공장 손님들이 많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배불리 먹으라고 5천원하는 한우국밥에도 한우고기가 한가득이다. 외국인들이 더 좋아하는 한우불고기는 1인분에 7천500원이다.

 그는 "도축하는 암소 중 최고 등급인 1++는 1% 정도 나온다. 그 다음인 1+는 10~15% 정도이고 대부분이 1등급 내지 2등급이다. 1+ 등급을 쓰고 싶어도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거세우는 좋은 등급이 많이 나오지만 이에 비해 고기 맛이 더 고소한 암소는 좋은 등급이 적은 편이다"고 했다.

 한우 육질은 근내 지방도와 육색, 지방색, 조직감, 성숙도 등을 고려해 1++, 1+, 1, 2, 3등급 순으로 총 5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처음에는 1, 2, 3, 등외 등급으로 시작했지만 차차 고급육 생산기술이 발달하면서 1등급 보다 더 좋은 1+, 1++ 등급이 생겨났다.

 

▲ 장정규 양동한우 사장
또 쇠고기 맛은 지방성분 중 올레인산 함량 비율이 좌우한다. 올레인산 함량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맛있다고 느끼고 상대적으로 낮으면 맛이 덜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원산지별 쇠고기 등심의 올레인산 함량을 비교한 결과 일본 화우가 50.2%로 제일 높고 한우가 48%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미국산 42.5%, 호주산 31.6%, 뉴질랜드산 31%, 젖소 27% 순으로 나타났다.

 젖소나 수입육에 비해 한우고기의 올레인산 함량이 높기 때문에 한우고기가 더 맛있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쇠고기 지방성분 중 올레인산은 25개월부터 생성되며 거세우의 경우 28개월부터 도축이 가능하지만 암소는 제대로 된 맛을 내려면 60개월 정도 걸린다"며 "그래서 암소가 더 맛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세진 기자 bjgj@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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