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31 (금)
狼狽(낭패)
狼狽(낭패)
  • 경남매일
  • 승인 2013.03.18 2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해시, 경전철 MRG 부담 때문에 큰 낭패
▲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狼: 이리 랑. 狽: 이리 패.
일이 실패로 돌아가 매우 딱하게 됨.


 ‘낭패’라는 말은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 자주 쓰이는 말이다. 어떤 일을 도모했을 때 잘 풀리지 않아 처지가 고약하게 꼬이는 경우에 사용한다. ‘낭(狼)’이나 ‘패(狽)’는 한결 같이 개 사슴록(犬)변으로 이뤄졌다. 한자에서 犬변이 들어 있는 글자는 모두 동물이거나 또는 동물의 특성을 함축한 글자다. 예를 들면 여우 호(狐), 개 구(狗), 살쾡이 리(狸), 돼지 저(猪), 고양이 묘(猫) 등이다.

 낭패는 전설상의 동물이다. 낭은 태어날 때부터 뒷다리 두 개가 없거나 아주 짧다. 그런가 하면 패는 앞다리 두 개가 없거나 짧다. 그런 이유로 두 녀석이 걸으려면 어지간히 사이가 좋지 않고서는 넘어지기 일쑤다. 이 두 녀석의 성품을 분석해 보면, 낭은 성질이 흉포하지만 지모(智謀)가 부족하다. 반대로 패는 순한 듯 싶은데도 지모가 뛰어난다. 그래서 함께 먹이를 찾으러 나갈 때엔 패의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도 마음이 바뀌면 문제가 생긴다. 서로 고집을 피우면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러므로 꼼짝없이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흔히 일이 이뤄지지 않을 때 또는 해도 해도 잘되지 않을 때를 흔히 낭패라 한다. 원래는 짐승이 상호간에 손발이 맞지 않을 때 그 짐승을 지칭하는 말인데 인간이 얼마나 서로가 잘 조화되지 않으면 짐승에 비유할까 한심한 일이다. 이제라도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인간을 짐승에 비유하지 않길 바란다.

 김해시 주변의 낭패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국민의 막대한 세금을 먹는 경전철(輕電鐵)이란 하마가 제대로 걸어갈지 아니면 낭패를 보고 말지, 시와 또한 그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김해문화원이 서로 정관(定款)의 해석을 달리해 낭패를 보는 일이 생기지 않나 심히 걱정이 돼 낭패를 들먹이지 않을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