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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소신 교육 펼쳐야
학교장, 소신 교육 펼쳐야
  • 박준언 기자
  • 승인 2013.02.24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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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준 언 사회부 기자
성적보다 예의ㆍ인성교육 우선
학부모 평가보다 제자 눈 의식
‘참 스승’으로 기억되길 바라

 어떤 조직이던 수장이 있게 마련이다. 국가는 대통령, 자치단체는 시장이나 군수, 학교는 교장이 각 조직을 대표한다. 이중 학교는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어느 곳보다 특별하다.

 취재 차 여러 학교를 방문할 일이 많다. 그러다보니 초ㆍ중ㆍ고를 막론하고 학생들의 몸가짐이나 말을 들어보면 그 학교의 분위기나 학생의 교육 정도가 단박에 드러난다. 교육이 잘된 학교는 학생들의 표정이 밝고 활기가 넘친다. 나선 방문객에게도 깍듯한 인사는 기본이다. 반대로 체계가 잡히지 않은 학교는 예의는 물론 이곳이 학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본이 안 된 학교도 있다.

 교과서의 지식을 전달하는 것은 담당선생님의 몫이지만, 학교의 운영 체계를 잡고 학생의 교육지도 방침을 정하는 것은 학교장의 역할이다. 어떤 교육마인드를 가졌느냐에 따라 그의 생각은 선생님을 거쳐 그대로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구체화된다. 그래서 학교장의 교육철학과 지도방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학교는 지난 몇 년간 이러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학부형들도 만족하고 계십니다.” 어느 학교장은 자신이 부임한 후 각종 대회에서 입상을 했다는 자랑을 늘어놓기 바쁘다. 마치 학부형들에게 잘 보이기라도 하듯. 하지만 조금 전 만난 그 학교 학생들은 기본조차 돼 있지 않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데 학교장의 말이 곱게 들릴 리 없다.

 “학교 아이들 중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운 학생들이 있습니다. 조금만 도움을 주면 큰 재목으로 성장할 수 있는 아이들인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조금씩 성의를 모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만난 한 학교장은 제자들이 뛰어난 실력에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공부를 중도에 포기할까 무척 걱정했다. 그는 교장 체면도 아랑곳 않고 여기저기 장학금을 구하기 위해 뛰어 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다행히도 뜻있는 기업으로부터 매년 장학금 지원을 약속받는 성과를 일궈냈다.

 정치판 못지않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 교육계다. 성적 지상주의 현실은 학교장도 예외가 아니다. 인성교육보다 당장의 가시적 성적 향상 결과가 나타나야 학부모로부터 훌륭한 학교장이란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학교는 학원이 아니다. 성적 올리기는 학교의 역할 중 작은 부분이다.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 기본이자 가장 큰 부분이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하고, 변해서도 안 되는 것이 ‘스승의 길’이다.

 젊은 시절 ‘뜨거운 가슴’ 하나로 교육이라는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이들이 바로 학교장들이다. 적게는 30년 많게는 40여 년을 박봉도 마다않고 한길만 바라보고 묵묵히 걸어 온 그들이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인재양성과 국가 발전을 위해 청춘과 열정을 모두 쏟아 붇고, 이제 교육 일선에서 물러날 날이 머지않은 학교장들. 그들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몇몇의 학부모보다 오랜 세월 그들이 키워 낸 제자들과 동료선생님의 몫이다.

 교육에 첫 발을 내딛던 ‘가슴 속 큰 외침’을 다시금 기억하고, 소신(所信)을 지키는 바른 교육지도를 통해 ‘참 스승’으로써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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