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1:26 (일)
`감 놔라 배 놔라`
`감 놔라 배 놔라`
  • 김명일 기자
  • 승인 2013.02.14 18: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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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명 일 문화체육부장
 `감 놔라 배 놔라`는 남의 제사상에 `감 놔라 배 놔라` 한다는 속담에서 유래됐다.

 최근 박완수 창원시장이 새 야구장 입지 발표 때 `감 놔라 배 놔라`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박 시장은 지난달 30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새 야구장 위치를 `진해 옛 육대부지`로 발표하고 질문을 받았다. 기자들이 KBO(한국야구위원회)와의 약속에 관한 질문을 하자 박 시장은 "진해도 창원시의 일부다. KBO가 `감 놔라 배 놔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3월 야구단 창단 당시 창원시와 NC는 밀월 관계처럼 보였다. 행정통합에 이어 문화적 통합이 절실했던 창원시는 프로야구단을 창단해 마창진 3개시의 문화적 갈등을 스포츠로 해소하고자 했다. 젊은 도시 창원시와 온라인게임기업 NC소프트는 한 눈에 반한 연인들처럼 속전속결로 창단에 합의하고, KBO에 프로야구 제9구단을 승인 요청했다. KBO는 승인조건으로 창원시에 2016년 3월까지 2만 5천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신축 하도록했고, NC로 부터는 100억 원의 구단예치금을 받았다.이렇게 탄생한 것이 제9구단 NC다이노스다.

 창원시가 새 야구장 위치를 진해 옛 육대부지로 결정하면서 NC와 밀월 관계는 금이 갔다.

 NC는 신규야구장 위치를 현 마산야구장 옆 마산공설운동장에 짓기를 희망했다.

 지금의 마산야구장을 연습구장으로 활용하고 신축구장을 홈구장으로 활용할 셈이었다.

 그렇게 하면 연습구장으로 이동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훈련시간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 기념관에서 세미나를 가질 수 도 있고, 실내수영장 등 편의사설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마산야구장은 마산야구의 혼이 베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야구장 위치 발표에 이어 지난 4일 오전 진해구청 행정동에서 신축야구장 건설단 현판식을 가졌다.

 이날 현판식 후 가진 설명회에서 박완수 창원시장은 제2안민터널개통, 제2봉암대교 건설,양곡 ~완암국도우회도로 건설,도시철도연장,셔틀기차운행등접근성 개선을 위한 계획들을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NC 서포터즈 나인하트는 2일 오후 창원정우상가 앞에서 거리집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나인하트는 용역 타당성 조사에서 1순위 2순위가 배제되고 7순위 진해 육대부지가 결정된 것은 시민의 의사를 무시한 `정치적 결정`이라며 반대했다.

 나인하트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새야구장 입지를 다시 결정해 달라고 했다.

 NC는 지난달 30일 공식입장을 통해 "진해 옛 육대 부지는 시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한 결정이라 본다.

 이번 결정은 대다수 시민에게 불편과 고통을 강요하고, 시민이 그 결정과정에서 배제된 것이기에 구단으로서는 수용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무척 답답한 마음이며, 동시에 다이노스를 격려하고 사랑해주신 창원시민 여러분께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KBO는 야구장 건립 약속이행이 불가능하거나, 중요한 요소인 관중 접근성과 경제성을 배제한 채 구장 부지가 선정돼 프로야구 전체의 이익과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NC 구단의 연고지 이전 등 제재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창원시는 신축야구장의 입지 기준을 균형발전과 100년을 내다보고 신축야구장을 짓는다고 했다.

 모기업이 게임업체인 NC는 창단과 함께 흥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익도 생각해야 한다.

 서로 바라보는 눈 높이가 너무 큰 차이가 난다. 창원시와 NC가 창단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머리를 맞대고 상생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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