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극 '광고천재 이태백'에서 타이틀롤을 거머쥔 배우 진구(33)는 "목표를 위해서는 자존심을 다 버릴 정도로 열정을 지닌 훌륭한 광고인을 꿈꾼다"고 말하며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위로 올라가 90도로 인사를 했다.

30일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광고천재 이태백' 제작발표회에서다.

영화 '26년'에서 역사의 심판을 도모했던 그는 이번에는 첫 드라마 주연을 맡아 광고 업계의 이단아 이태백으로 변신했다.

"항상 남자들과 숙소 생활하면서 다소 널널한 영화를 하다가, 타이트한 드라마에서 러블리한 젊은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게 되니 '복이 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26년'에서도 한혜진 씨와 동료였기는 했지만, 서로 어우러지는 장면은 없었어요. 10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젊고 예쁜 여자와 작품에서 말하는 게 처음이에요.(웃음)"

'광고천재 이태백'은 학력, 영어점수 등 세상에서 요구하는 스펙을 갖추지 못한 주인공 이태백이 역경을 뚫고 끼와 열정으로 광고계에서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진구는 "그동안 드라마를 기피한 게 아니라, 드라마가 저를 불러주지 않아서 하지 못했다"며 "무슨 작품이든지 제가 꽂힌다든가, 제가 해서 작품에 도움될 수 있을 성싶으면 드라마·영화·연극·뮤지컬 가리지 않고 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좋은 드라마가 제가 손을 내밀어 주셔서 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이태백은 의뢰인의 요구와는 달리 대형 자동차 간판을 세로로 거꾸로 설치하는 '사고'를 칠 정도로 패기 있는 젊은이다. 이 장면을 위해 그는 고층 빌딩 와이어 연기도 선보인다.

"액션을 잘한다는 이상한 소문 때문에 (와이어 장면에서) 도망칠 수도 없었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그동안 영화 '혈투', '모비딕' 등을 통해 남성적인 거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광고천재 이태백'에서는 극 중 광고 회사 카피라이터 인턴 백지윤을 맡은 박하선과 멜로 라인도 그려나갈 예정.

"저도 나름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것도 했는데, 다 흥행에 실패해서 여러분이 잘 모르셨던 거에요.(웃음) 현장에서도 다들 여배우라고 새침데기 같은 모습 없이 다들 사랑스러워요. 한채영 씨는 너무 털털하고, 박하선 씨도 어리지만 당당한 모습이 있어서 연기에서 잘 묻어나올 것 같습니다."

그는 '광고천재 이태백'을 통해 처음 연기에 도전하는 걸그룹 시크릿의 한선화와는 극 중 남매 사이를 연기한다. 이날 행사에서 한선화는 "진구가 남자 친구였으면 좋겠다"라고 '폭탄 선언'을 하기도 했다.

진구는 한선화를 가리켜 "분위기 메이커"라며 "워낙 밝고 잘 습득하는 아이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드라마 시작하기 전부터 굳이 '이태백이 되자'고 준비하지는 말자고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시놉시스나 대본에서 이태백이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었거든요. 진구를 보여준다고 해서 '광고천재 이태백'에 누가 되지는 않겠다는 결론이 나왔죠. 지금까지 일한 것 중에 가장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