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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바란다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바란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2.12.23 1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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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근 본사 전무이사
 홍준표, 경남지사가 됐다. 그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모래시계 검사, 여당의 무덤인 서울 강북에서의 4선 의원, 그리고 집권여당의 대표를 지냈다. 하지만 홍 지사는 고향 경남의 수장(首長)이 돼 감회가 더욱 남다를 것이다. 화려한 그의 이면에는 제대로 입지 못하고, 먹지 못한 바닥의 삶이 있다. 그게 동력일까. 홍준표의 삶은 한 인간의 궤적이기에 앞서 굴곡진 근ㆍ현대를 살아온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삶의 스토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기뻐할 시간조차 없을 것 같다.

 경남의 상황은 안팎으로 몰아치는 난제를 조기에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재선에 도전해 5년 6개월 동안 모든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첫 임기인 1년 6개월간 부패 청산을 위한 “클린 경남”을 약속했다. 도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할 공직자의 사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재정건전성 제고, 미래성장동력 확보 등의 도정운용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홍 지사가 가장 먼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일은 통합이다. 시군의 이해관계를 떠나 경남의 이익창출을 위한 목소리에 구심점이 돼 달라는 주문이다. 경남의 현안이 국책사업에서 제외된 가장 큰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또 도정개혁단도 과거의 그것과 달라야 한다. 도정의 운용은 시행착오가 허용되지 않고 첫 출발의 삐꺽거림은 치명적 약점을 안고 시작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현 상황은 위기관리 도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도정의 소명을 달성하기 어렵게 됨은 물론 도민의 신뢰가 추락하고, 공무원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도 조직 개편작업도 빨리 마무리 지을 필요가 있다. 행정 공백을 없애고 공직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조직개편에 정답이 없다는 것은 과거의 도정에서 이미 누차 경험했다. 세상이 더욱 급변하고 있으므로 개편방식을 바꿔야 할 것이다. 꼭 필요한 개편부터 하고 오히려 기능조정 중심으로 가닥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감사기능만 현대화해도 실물경제의 활성화 효과가 매우 클 수 있다. 도시, 건설, 항만행정을 다루는 각 실국의 중복사업 폐지나 통폐합 등의 기능조정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인사원칙과 인력운영전략을 조기에 마련하고 빨리 매듭짓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의 도정은 이를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불협화음이 컸다. 인사가 만사이기 때문이다. 수긍할 수 있는 인사기준을 마련, 대 경남도민 신뢰는 물론 공직사회의 기강을 조기에 확립해야 할 것이다. 공직자들의 태도 및 일하는 방식과 밀접한 일이다. 특히 홍 지사가 공신들을 기용할 때 표출하는 인사 철학은 대단한 관심사가 된다. 그래서 경남도 및 도 출자출연기관장 교체 기준도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원칙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사는 지사의 고유권한이라지만 경남도민이 부여한 것임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선거공약 중 우선적 추진이 필요한 일들을 선별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제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2013년 예산에 즉각 반영시켜야 한다. 계획한 꿈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당면과제들은 필요 조치를 세밀히 준비해야 하고 컨틴전시 플랜도 준비해야 한다. 임기동안의 정책 추진을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예산 개혁을 추진하라는 주문이다.

 마지막으로 과거 도지사와 함께한 그들이 점령군처럼 행동하는 태도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공직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려면 바꿔야 할 일이다. 정책도 설익은 정책을 다수 제시하는 종래의 방식보다는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 정책 과제들의 상호 연관성과 복잡성을 감안해 컨트롤 타워의 중요함도 각인해야 한다.

 특히 권력에 다가오는 사람보다 경남도민에게 유익한 인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임기 내내 유념해야 할 일이다. 말이 앞서면 안된다. 명심보감에 폭노위계(暴怒爲戒)는 “다 잃는다.”고 했다. 배려와 경청이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일상을 통해 경남도정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도록 노력하길 기대한다. 12월은 성찰의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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