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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 벙벙한 연예인 홍보대사
어안이 벙벙한 연예인 홍보대사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2.11.18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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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근본사 전무이사
    황석영의 어둠의 자식들, 박경리의 토지 등에서 연예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 딴따라임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도 옛말, 청소년들의 선호하는 직업군이 연예인이다. 가수, 코미디언, 탤런트, 배우 등 분야별 기능도 다양하지만 그들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공적기능 또한 간과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간혹 회자되는 경우도 잦다.

 국가 행정 조직의 다양한 홍보전략 중에서 홍보대사는 보편적으로 활용되지만 연예인들의 효과에 관한 논의는 없다. 이런 가운데 중앙정부, 경남도 및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공기관 등 62곳이 홍보대사를 위촉한 결과, 이중 41곳이 연예인 홍보대사 등에게 수십억 원의 국민혈세를 펑펑 쏟아 부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국민들은 공공기관이 홍보대사를 위촉할 경우 흔히 무보수 명예 홍보대사 또는 재능기부로 생각, 그들의 봉사정신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그러하지 않은 것에 문제가 있다.

 가수 이승기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기획재정부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5억 7천200만 원을, 슈퍼주니어는 농림수산식품부 한식 세계화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3억 8천만 원을 받았다. 2억 원 이상 수입을 올린 연예인은 이승기, 슈퍼주니어 외에 원더걸스(농식품부, 3억 7천만 원), 탤런트 이정길(대한주택보증, 2억 3천430만 원), 축구선수 박지성(에너지관리공당 등, 2억 2천800만 원), 가수 비(농식품부, 2억 원) 등이다. 또 1억 원 이상은 수십명이다.

 이 가운데 활동기간대비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연예인은 강호동으로 2010년부터 6개월간 농식품부 우유홍보대사를 맡으면서 1억 9천80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톱 탤런트 이순재 씨가 존경받고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연기력도 그러하지만 공적봉사에는 무보수에다 몸을 아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는 경남도와 산청군이 주관한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조직위원회의 홍보대사를 맡아달라는 부탁에 내가 맡아야 할 역할이라며 스스로 자임한데 있다. 그는 1516년, 조선조 중종 11년에 경상도 산음현 정태(丁台, 현 산청군 신안면 하정리 상정마을)에서 태어난 신의(神醫) 유의태 역을 맡아 드라마의 채널을 고정시킨 바 있다. 드라마에서 신묘한 의술로 박애를 실천한 ‘의성(醫聖)’ 허준의 스승으로서 전통의약의 세계화에 시간을 쪼개서라도 맡겠다고 한 스토리가 국민을 감명 받게 만들었다.

 탤런트 이순재 씨와 같이 공공기관의 무보수 홍보대사로 순수하게 공공기관 홍보를 돕는 스타도 많다. 박수홍, 최정원, 윤도현, 송일국, 장근석, 김성녀, 이승철, 하희라, 최수종, 송대관, 강원래, 정준호, 오승연, 박재범, 정명화, 조수미, 한 채영, 신현준, 이상용 등 이들 외에도 무보수로 재능을 기부하는 연예인이 허다하다.

 또 경남도가 지난 6월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대사로 위촉한 주은래 전 중국총리의 손녀인 톱모델 주어령 씨도 무보수 명예직이다. 타국의 일임에도 공적기능에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즉, 연예인 홍보대사에게 국민들의 혈세가 지급됐다는 것은 여태껏 공익에 헌신하는 줄로 알았던 일반 국민은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문제는 막후에서 금전 계약관계로 유명인을 엮어 홍보대사를 맡기는 기관들이 즐비하다는 사실에도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의 프로젝트에 엮인 연예인들에게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여서 싼 모델료를 받는다는 것 아니 겠는가. 하지만 쉽게 납득하기는 어렵다. 공익이어서 싼값의 계약이라고 하기에 앞서 공익을 위한 무보수라면 금상첨화 아닌가. 정부 각 기관의 연예인 홍보대사, 이런 일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된다니 기찰 일이다. 또 홍보대사라지만 광고모델이 대사를 자처해서야 되겠는가. 공공기관이 광고모델을 쓰면서 되레 홍보대사라고 혈세를 줘가며 홍보해주는 꼴 아닌가.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따라서 국민 속이는 공공기관의 연예인 홍보대사 프로젝트는 즉시 폐지돼야 한다. 또 국민혈세를 받은 광고모델임이 드러난 그들도 홍보대사를 자처했다면 난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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