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0:24 (토)
가치관 경영을 실천하라
가치관 경영을 실천하라
  • 곽숙철
  • 승인 2012.10.29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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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 숙 철 CnE 혁신연구소장
 성직자가 경주로에서 모형 토끼를 쫓다가 은퇴한 늙은 그레이하운드에게 말을 걸었다.

 "요즘도 경주에 참가하니?"

 그레이하운드가 대답했다.

 "아니오."

 "무슨 문제라도 있어? 나이가 너무 많아서?"

 "아니오. 아직 얼마든지 뛸 수 있어요."

 "그러면 이유가 뭐지? 성적이 나쁘니?"

 "저는 주인에게 100만 달러도 넘게 벌어줬는걸요."

 "그렇다면 대우가 나빠서?"

 "전혀 아니에요. 경주 기간에는 극진하게 대해줘요."

 "그럼 왜?"

 "내가 그만뒀어요."

 "왜 그만뒀는데?"

 "토끼를 쫓아 열심히 달렸는데, 알고 보니 가짜 토끼였어요."

 인간은 본질적으로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다. 그래서 대의를 위해서라면 많은 이들이 기꺼이 목숨을 내놓는다. 일제강점기의 독립투사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것도, 알카에다의 대원들이 조직의 대의를 위해 자살폭탄 테러를 마다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치관 경영이란 이처럼 직원들로 하여금 자신이 하는 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깨우치게 하고, 그 의미를 통해 그들을 이끌어가는 경영을 말한다. 리더가 시키니까 마지못해 일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 스스로가 일을 하고 싶어 못 견뎌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에 의미를 두고 일하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의 일하는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일은 하기 싫은데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억지로 출근하는 직원은 마지못해 일하며,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 조금이라도 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이 세상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직원은 자신의 일을 가치 있고 고귀한 것으로 여기며, 정성을 다해 고객을 대하고, 리더가 시키지 않아도 헌신적으로 일을 함으로써 탁월한 성과를 낸다.

 세계 일류 호텔 체인으로 잘 알려진 메리어트(Marriott International)의 직원들에게 그들의 사명을 물으면 "우리 메리어트 호텔은 길을 떠나온 나그네들에게 마치 친한 친구의 집에 온 듯한 안락함을 주기 위해 존재합니다"라고 대답한다.

 한편, 메리어트와의 피나는 경쟁에서 밀려 2류 호텔 체인으로 내려앉은 하워드 존슨(Howard Johnson)의 직원들은 "우리 호텔은 여행객들에게 숙박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라고 답한다.

 두 호텔 중 어느 곳의 직원이 고객들을 더 친절히 대할지, 어느 곳의 직원이 자기 일에서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낄지, 어느 곳의 직원이 더 큰 성과를 낼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기업의 가치관은 통상 `사훈`이라는 형태로 드러나는데, 별 고민 없이 작성돼 장식물처럼 벽에 걸리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직원들이 그 사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뿐더러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가치관 경영은 그런 실체 없는 구호나 액자 속의 사훈을 지양한다. 최고경영자는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꿈꾸는 회사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 지켜야 할 살아 있는 가치관을 세우고, 그 가치관을 모든 업무와 의사결정에 흔들림 없이 적용하는 것이 진정한 가치관 경영이다.

 가치관 경영을 실천하면 직원들의 충성도가 높아진다. 월급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일에 의미를 두고 일할 때, 직원들은 헌신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업무 효율성이 향상된다. 무엇을 하든 일관되고 명확한 기준에 따르기 때문에 시간과 자원의 손실이 줄어드는 까닭이다.

 또한 팀워크가 강화된다. 가치관의 공유를 통해 직원들의 관계가 단순한 동료에서 뜻을 함께 하는 동지로 변하며, 이는 결국 직원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기업의 전체적인 성과 향상에 기여한다.

 가치관 경영을 실천하라. 기업의 가치관은 배를 움직이는 엔진이다. 가치관이 정립된 기업은 강력한 엔진을 가진 배와 같아서 어떤 격랑에도 흔들림 없이 전력 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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