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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효율적 커뮤니케이션의 원칙
  • 곽숙철
  • 승인 2012.10.15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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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 숙 철 CnE 혁신연구소장

 어느 교회의 주일학교 예배시간에 교사가 아이들에게 기도를 시켰다.

 "우리 다 같이 하나님께 기도해요."

 아이들이 눈을 감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한 아이가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곧장 눈을 떴다. 이상하게 여긴 교사가 아이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벌써 기도를 끝낸 거니?"

 "예!"

 "어떻게 기도했기에 이렇게 빨리 끝났어?"

 아이가 대답했다.

 "하나님, 제 맘 알죠?"

 전지전능한 하나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일견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조직에는 이런 이심전심 방식이 결코 통하지 않는다.

 흔히 조직의 변화를 일으키려면 역량(Competency), 의지(Commitment),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3C가 필요하다고 한다. 역량과 의지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없이는 역량과 의지가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까?

 첫째, 간결하고 명확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메시지이며,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간결해야 한다. 인간이 배우고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간결한 메시지는 핵심 내용을 쉽게 익히고 기억하게 해준다. 속담이 대륙과 문화, 그리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수천 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 간결함에 있다.

 기업에서 속담처럼 활용할 수 있는 간결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하나가 `슬로건(또는 캐치프레이즈)`이다. 슬로건은 기업의 비전이나 목표, 가치와 전략 등의 메시지를 짧은 문장 또는 숫자의 형태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기업이 슬로건을 잘 활용하면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한국전기초자`가 강도 높은 경영혁신을 추진하던 당시에 활용했던 슬로건 `3890`이다. 이는 연간 생산량 3천만 개, 전면유리 수율 80%, 후면유리 수율 90%, 클레임 제로를 의미하는 숫자배열이다. 얼마나 간결하고 명확한가!

 둘째, 가급적 직접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기술 발전으로 예전에 없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직접 커뮤니케이션`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 설득이 아니라 `공감`이기 때문이다. 공감하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감한다는 것은 같은 꿈을 갖고, 같은 결과를 바라고, 위기의식을 나누고, 기쁨과 두려움, 희망과 좌절을 이야기하는, 이른바 감정적으로 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간접적인 방식으로는 `공감`을 얻기 어렵다.

 리더는 끊임없이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되 이왕이면 소규모 사람들, 부서 단위의 인원을 수시로 만나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할 때 직원들은 리더의 의지와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으며,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셋째, 반복 또 반복해야 한다. 기업의 비전이나 목표, 가치와 전략 등의 메시지는 한 번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조직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귀가 따갑도록 반복해야 한다.

 심리학 이론 가운데 `단순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는 것이 있다. 어떤 사람이나 대상을 보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에 대한 호감도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새로 출시된 신차의 디자인이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지나 자꾸 볼수록 괜찮아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이 단순노출 효과는 적용된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다소 거부반응이 있더라도 반복해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직접 만나기도 하고,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사보에 내기도 하고, 동영상으로도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ABB의 퍼시 바네빅(Percy Barnevik) 회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모든 사람의 뇌리에 새겨질 수 있도록 100번이고 반복해야 한다"고 했듯이 말이다.

 리더들이여, 커뮤니케이션하고 또 커뮤니케이션하되 보다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도록 노력하라.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지식, 노하우 자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서로 나누고 새로이 창출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것임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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