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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부끄러운 정준길의 거짓말
낯부끄러운 정준길의 거짓말
  • 연합뉴스
  • 승인 2012.09.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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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대선 불출마 종용 협박’ 의혹의 당사자인 새누리당의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들통났다. 정 전 의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측의 금태섭 변호사 와 문제의 전화를 할 당시 택시를 타고 있었다는 택시 기사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해오다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뒤늦게 시인했다. 정 전 위원은 “내가 착각한 것 같다”면서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엉겁결에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금 변호사의 폭로 기자회견에 당황한 나머지 ‘엉겁결에’ 둘러댔다는 얘기이다. 금 변호사의 폭로기자회견 직후 “친구 사이의 대화를 협박으로 과장했다”면서 금 변호사를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우정도 아랑곳하지 않는 냉혈한으로 만들면서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했던 것도 진실성을 의심받게 됐다. 정 전 위원은 이제라도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금 변호사의 폭로를 ‘친구 사이의 사적 통화’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안철수 원장측의 “고도의 계산된 구태정치”라고 반격해왔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후보측의 모양새도 우습게 됐다. 박 후보는 그 누구보다도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왔고 그 부분에서만큼은 비타협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사안을 정 전 위원의 개인 차원의 거짓말로 치부하고 끝낼 수도 있겠지만, 사태는 그다지 단순한 것 같지 않다.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50%를 넘기도 하면서 부동의 1위이기는 하지만, 이번 사안이 의외로 악재가 될 수 있다. 작은 거짓말을 덮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이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박 후보의 이미지에 생채기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큰 둑도 작은 구멍에서 물이 새면서 무너지는 법이다. 지금이라도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진상을 파악해서 국민에게 알리고 그에 걸맞은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기본적인 자질도 없이 주변을 맴도는 인사가 더는 없는지 점검하기 바란다.

 박 후보의 인혁당 관련 발언 사과를 둘러싼 혼선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12일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박 후보가 직접 부인하고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공당의 대변인이 당사자와 상의도 하지 않은 채 공식 브리핑을 할 수 있는지 황당하기 짝이 없다. 지난번 홍사덕 전 의원이 ‘1972년 유신은 경제발전을 위한 조치’라는 취지의 발언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파문들을 보면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한 나머지 뭔가 나사가 풀린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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