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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직원의 지혜를 활용하라
모든 직원의 지혜를 활용하라
  • 곽숙철
  • 승인 2012.06.18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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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 숙 철CnE 혁신연구소장

곽 숙 철
CnE 혁신연구소장

 인디언 보호구역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백인 교사가 새로 부임을 했다. 수업을 마치면서 그 교사가 학생들에게 말했다.
 "오늘 배운 것에 대해 시험을 보겠다. 너희들은 문명인답게 정정당당하게 자기 실력으로 답안을 쓰도록! 절대로 남의 것을 보거나 보여 주면 안 된다. 알겠지?" 
 시험이 시작되고 얼마쯤 지나자 두 아이가 머리를 맞대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곧 이어 모든 아이들이 한곳에 모여 시끌벅적하게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교사가 아이들에게 호통을 쳤다.
 "너희들, 지금 시험시간에 뭐 하는 짓이냐!" 그러자 한 인디언 소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선생님, 추장 할아버지께서 저희에게 늘 말씀하셨어요. `살다 보면 어려운 일을 많이 겪게 될 거다. 그럴 때마다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여럿이 지혜를 모아 해결하거라.` 오늘 시험문제를 풀다 보니 어려운 문제가 있어서 할아버지 말씀대로 지혜를 모으는 것이에요."
 `한비자(韓非子)`에 이런 말이 나온다.
 "현명한 군주의 길이란 지혜 있는 자로 하여금 생각을 모두 다 짜내게 해 그것을 근거로 일을 결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군주로서의 지혜가 막다른 데 이르지 않는다. 그리고 슬기로운 자로 하여금 그 재능을 스스로 알리게 해 군주가 그것을 근거로 일을 맡기므로 군주로서의 능력이 막다른 데 이르지 않는다."
 `자신의 지혜에만 의존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지혜를 빌리는 무위(無爲)의 군주`가 진정 현명한 군주라는 얘기다. 군주가 지혜를 쓰면 쓸수록 다른 사람의 지혜를 빌릴 수 없으며, 오히려 자기 지혜를 버림으로써 더 지혜로워질 수 있고, 자기가 능력을 발휘하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성공적으로 혁신을 이루고 탁월한 경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조직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능력을 활용해야 하며, 그것도 뛰어난 리더 한 사람이나 몇몇 우수한 인재의 능력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 한 사람의 머리는 한계가 있으며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 하더라도 여러 사람의 지혜를 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이를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 특히 현장 직원들의 능력을 무시하고 그들을 그저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기계 부속품처럼 다루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뛰어난 제품과 우수한 서비스는 결국 현장 직원들에 의해 완성된다. 따라서 그들의 잠재능력을 충분히 끌어내지 않고서는 결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현장 직원들이야말로 자신의 일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그 일의 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이러한 현장 직원들의 잠재능력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회사가 도요타이다. 도요타는 현장 직원들을 시키는 일만 해내는 수동적인 인간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업무의 개선을 이뤄내는 지혜를 가진 인간으로 보고 그렇게 요구한다. 도요타의 현장 직원들은 1인당 매년 10건 이상의 개선 제안을 하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채택돼 실행에 옮겨진다. 이 개선 제안이 생산성과 품질에 미치는 효과는 실로 막대하다. 더불어 자신이 가진 지혜를 발휘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현장 직원들은 진정 인간으로 존중받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기에 그들은 더욱 더 그들의 잠재능력을 발휘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조직은 마치 성벽을 이루고 있는 돌들과 같다. 성벽은 갖가지 크기의 돌들로 쌓여 있는데 어떤 것은 커다랗고 어떤 것은 조그맣다. 또 어떤 것은 반반하고 어떤 것은 모나다. 하지만 크기와 모양에 관계없이 각각의 돌은 다른 돌들을 떠받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작고 모난 돌들이 크고 반반한 돌들을 지탱하고 크고 반반한 돌들이 작고 모난 돌들을 지탱한다. 모든 돌들이 함께 어우러져 튼튼한 성벽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누군가가 작고 모난 돌이 쓸모없다며 빼내버린다면 결국 그 성벽은 허물어지고 만다.
 몇몇 우수한 인재의 지식이 아니라 모든 직원의 지혜를 활용하라! 조직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구성원들의 잠재능력을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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