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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는 용비어천가만 울리나
창원시는 용비어천가만 울리나
  • 박재근
  • 승인 2012.03.04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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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전무이사
 “이 소리도 아닙니다. 저 소리도 아닙니다”는 어느 제약회사의 유명한 광고카피다. 그렇다면 창원시의 소리는 어떨까. 그 답은 절대 권력자(시장)의 오만과 편견이 낳은 결과물로 용비어천가만 울려 퍼진다는 얘기다. 창원시는 비판의 잣대를 원천적으로 배제시키는 등 그 폐해의 단상이 자행되고 있다니 그저 놀란 뿐이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창원시장의 눈과 귀를 가리고 막고는 용비어천가만 울려 퍼지는 과잉충성만 존재한다니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따라서 이 같은 행정이 연속될 경우 자칫 공명심이란 함정에 빠지기 쉽다. 성과와 이름을 널리 알리고픈 욕심이 치명적인 화를 부를수도 있다. 그런 형상은 지방자치제 실시 후 도내 시장 군수들의 낙마에서 보아온 예다. 권력비리와 측근비리가 그 단초여서 조직이, 민(民)이 등을 돌리면 한낱 모래성일 뿐이다. ‘룰 모델’을 기대한 창원시가 요즘 입방아에 오른 이유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창원시의 수장으로서 창원시정이 대단히 도덕적이며 깨끗하다는 자부심에 차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소 오만한 면이 있다지만, 그래도 성공신화를 쌓은 전통관료 출신으로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져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또 ‘얼리 버드’ 같은 부지런함에 때론 마음속 응원도 보냈다. 하지만 권력비리와 측근비리로 점철하는 현실에는 걱정이 앞선다. 창원시는 특정업체와 수의계약한 ‘인쇄 비리’에 이어 150억 원대에 달하는 ‘하천골재 비리’ ‘청소업체 위탁 비리’ 등이 연이어 불거져도 미온적 대처로 화근만 키웠다. 그 예가 비서실장을 불구속시켜달라는 탄원서 건이다. 이를 두고 공무원노조 창원시지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탄원서 제출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랐다. 이 같은 비리사건이 연속적으로 불거지는 것은 단순 개인 비리가 아니라 창원시 인사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억대의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8년간이나 한 자리에 했다면 한국판 인사비리 기네스북에 올려야 할 일이 아닌가. 또 수의계약을 위해 공문서까지 위조, 유죄가 확정된 것에도 훈계처분을, 직무상 비위로 400만~500만 원의 벌금형까지 선고받은 공무원에게도 어떤 인사상 불이익도 없다는 것이 창원시의 인사백태다.

 이를 두고 박완수 창원시장이 2004년부터 세 번째 연임하면서 특정인맥만 챙긴 탓에 그를 둘러싼 부나비족들만 활개를 친 게 화근이란 얘기다. 수장은 절대 권력을 거머쥐었다지만 절대고독의 자리다. 민이 있고, 직원이 있지만 진심으로 따르고 지지하는 사람은 드문 것 아닌가. 측근놀음에 빠질 경우 리더(박완수 시장)는 인재(시청 직원)를 아끼고 구하는데도 (직원이)선뜻 찾아오지 않는다.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앞에서 굽실될지언정 등을 돌린다. 한비자는 이를 개가 사나우면 손님이 끊긴다는 맹구지환(猛狗之患)에 빗댔다. 측근들이 자신의 지위를 보존하기 위해 으르렁 거리는 곳에 대붕(大鵬)이 날아들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미래는 현 직책의 성과물이 담보가 된다. 따라서 측근들이 리더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이는 조직에 큰 불행이고 견제와 감시가 없는 권력은 부패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걱정이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경남지사, 국회의원, 장관 등 물망에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닌데 권력비리와 측근비리로 입방아에 올라 걱정이란 것이다. 실패하지 않겠다면, 성공한 시장이 되려면 아랫사람을 고르는데 안목이 있어야 한다. 뭐든지 맡겨만 달라고 달려드는 참모, 하명만 하시라는 과잉충성의 참모가 제일 경계해야 하고 위험한 것 아닌가. 충성모드밖에 모르는 참모는 결국 보스를 곤경에 빠뜨린다. 박완수 시장의 귀만 뚫어줘도 성공이란 비아냥거림이 들리지 않는다는 말인가. 정말 안타깝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성공하는 시장이기를 기대한다.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직언하는 공직자의 소신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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