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 묵향 전시실] 서예가 이병도 씀

이 시는 도연명의 `잡시 12수`의 첫 번째 시로, 도연명 시집에 실려 있고, 고문진보 전집에도 실려 있다. 이 시는 인생의 무상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에 대한 인간적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월이 무상하게 흐른다 한들, 인생이 무상하다 한들 그저 술잔이나 기울이며 살 수 있겠는가? 아니 될 일이다. 한창 젊은 생명력과 정열이 있을 때, 시기를 놓치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칫 무상할 수 있는 인생을 무상하게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작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후학에게 외치는 말일 것이다. 큰 뜻을 품고 자라나는 젊은이에게 나서서 "젊은이들! 허망한 인생 아둥바둥 살지 말고 이리 와서 술이나 한 잔 하세. 다 쓸데없는 일이라네"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 시에서 말하는 것처럼, "젊은 시절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오기 어려우니, 젊은이들 후회하지 말고 열심히 하게나. 나처럼 허망하게 늙지 말고"라고 하는 것이 진정한 선배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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