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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음악인, 대형기획사와 손잡다
인디 음악인, 대형기획사와 손잡다
  • 경남매일
  • 승인 2012.02.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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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수입구조ㆍ탄탄한 홍보력 장점
▲  인디 음악인들과 대형 음반유통사 및 기획사가 잇달아 손을 잡고 있다. 사진은 최근 소니뮤직코리아와 음반 유통 및 홍보 계약을 맺은 1인 밴드 검정치마.
"자본력 횡포" 인디 음악계 우려 시선도
환경 개선 위한 독립제작자협회 출범

 인디 음악인들과 대형 음반유통사 및 기획사가 잇달아 손을 잡고 있다.

 검정치마, 타루, 라이너스의담요, 로지피피, 못의 이이언 등은 소니뮤직코리아와 음반 유통 및 홍보 계약을 맺었으며 KBS 2TV `톱밴드`에 출연한 엑시즈는 유니버설뮤직코리아와 전속 계약, 국카스텐은 기획사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또 `톱밴드` 우승팀인 톡식도 대형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이 회사에서 홍보와 마케팅을 도와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양측의 필요충분조건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우수 콘텐츠ㆍ수익성 기대" vs "개선된 환경 장점" = 대형 음악 회사들은 장기하와얼굴들을 필두로 십센치, 검정치마 등의 인디 음악인들이 퀄리티 높은 콘텐츠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대형 음반유통사들은 인디 음악인들이 독립 레이블 또는 각자 소속된 기획사에서 음반을 만들어내면 이 음반을 유통해주고 홍보를 돕는 방식이다.

 소니뮤직코리아의 이세환 과장은 "과거에는 대형 음반유통사들이 외면했기에 인디 음악인들은 인디 레이블을 통해 자생적으로 음반을 출시해왔다"며 "지금은 인디 음악인들의 콘텐츠가 1~2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사례도 생겨나 투자 대비 수익 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메이저 가수들조차 1만장 판매가 어려운 음반 시장에서 검정치마가 소니뮤직코리아를 통해 지난 2010년 재발매한 1집의 리마스터링 음반은 1만여 장, 지난해 발표한 2집은 1만 2천 장이 팔려나갔다.

 유니버설뮤직코리아 가요부의 박진 제작상무도 "인디 힙합 가수인 버벌진트 음반을 유통했는데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며 "가수도 결과에 만족했고 우리도 장르의 다양성 확보란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엑시즈와 전속 계약을 한 것도 그런 측면이다"고 전했다.

 대형 기획사도 인디 음악인을 전속 가수로 영입하는 사례가 생겨났다.

 인디 음악인들은 대형 음악 회사들이 제공하는 개선된 환경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 인디 밴드의 멤버는 "영세한 인디 레이블의 여건상 수익 배분,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안정된 수익 구조, 탄탄한 홍보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기획사 자본력 횡포" 지적도 =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인디 음악계의 생각은 어떨까. 인디 음악계 종사자들은 기본적으로는 음악인 선택의 문제로 봤다.

 보드카레인이 소속된 인디레이블 뮤직커밸의 최원민 대표는 "인디 음악계는 다양성의 장"이라며 "개선된 환경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으려는 음악인도 있고 인디에서 호흡하고 싶어하는 음악인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형 기획사들이 막대한 자본력으로 인디 토양에서 성장한 뮤지션을 영입할 경우 대응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인디 레이블 루비살롱 소속이던 국카스텐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예당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할 때도 이 같은 지적이 나왔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은석 씨는 "보통 인디 레이블이 음악인에게 주는 계약금은 몇백만 원에 불과하다"며 "계약을 파기하고 나가는 위약금이 10배라 해도 대형 기획사로선 적은 돈인 몇천만 원에 불과하다. 대형 기획사들이 수익이 날 만할 때 빼내가도 이적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이어 "메이저와 인디 음악계의 가장 큰 차이는 음악을 만드는 노하우, 시스템이 아닌 자본과 홍보력"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에서 인디 음악계는 불합리한 환경 개선을 위해 다음 달 `독립제작자협회`를 출범한다.

 인디 레이블 제작자들이 뭉쳐 음악인과의 계약 관행, 방송 등 미디어의 외면, 불합리한 디지털 음원 요율 등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나의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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