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34 (금)
지식ㆍ정보 공유해야 주인 의식 생긴다
지식ㆍ정보 공유해야 주인 의식 생긴다
  • 곽숙철
  • 승인 2012.02.12 2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곽 숙 철CnE 혁신연구소장
 "너는 문을 잘 지키고 나귀와 밧줄을 잘 살펴라." 주인이 먼 길을 떠나기 전에 머슴에게 분부했다. 주인이 떠난 뒤 동네에서 풍악놀이가 있었는데, 머슴은 구경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문을 뜯어서는 나귀 등에 얹고 놀이터로 가서 그 풍류를 즐겼다. 그리고 그 시간, 머슴이 나간 뒤에 도적이 와서 집안의 재물을 모두 훔쳐가 버렸다. 주인이 돌아와 머슴에게 물었다. "재물은 모두 어쨌느냐?" 머슴이 대답했다. "저에게 문과 나귀, 밧줄을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이는 주인과 머슴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주인과 머슴은 다르다. 주인은 자기 일이니까 열심히 하지만 머슴은 품삯을 받기 위해서 일한다. 주인은 힘든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지만 머슴은 억지로 한다. 주인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참고 견디지만 머슴은 일이 힘들고 어려우면 도망간다. 주인은 내일을 내다보지만 머슴은 오늘만 때우려고 한다. 주인은 사소한 것도 신경쓰지만 머슴은 위의 이야기에서처럼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챙긴다.

 기업의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은 회사 일을 마치 내 일처럼 여기며 상사의 지시나 명령이 없어도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은 맡은 업무나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뛰어 넘어 적극적으로 개선점을 찾고 이를 실천한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업무가 타 부서나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늘 관심을 가지며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노력한다.

 경쟁력이 있는 회사는 바로 이와 같은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 즉 `주인`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경영자들은 늘 주인의식을 강조하며 "우리 직원들은 도대체 주인의식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직원들로 하여금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인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사실상 개인적인 문제이며 강제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은 아니다. 똑같은 조건인데도 어떤 직원에게는 주인의식이 있고 어떤 직원에게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업 차원에서 직원들이 주인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인으로 행동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기에 그렇다.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개개인의 업무와 경영에 관한 제반 지식을 충분히 습득토록 지원하는 것이다. 자신의 업무와 경영 관리에 대한 지식 없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으며 성과를 내지 못하고서는 존재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떤 과제를 효과적으로 잘 수행할 때, 즉 성과가 자신의 기준에 맞거나 그것을 능가한다고 느낄 때 스스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이뤄낸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그 일을 계속 수행하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자부심과 자신감에서 주인의식이 싹트는 까닭이다. 따라서 기업은 적절한 교육 훈련을 통해 지속적으로 직원들의 지식수준을 높여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경영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 자신의 재산과 운영 상태를 모른다면 주인이라고 할 수 없듯이, 진정 직원들로 하여금 회사 일을 내 일처럼 여기는 주인으로 만들고 싶다면 주요 관리 지표를 포함한 제반 경영 정보를 과감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자료를 공개하는 것만이 아니라 직원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제대로 대응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주요 정보가 경쟁사에 누출되는 우려 때문에 공개를 제한한다. 물론 어떤 조직이건 외부로 알려서는 안 되는 정보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경영진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밀로 부쳐야 할 정보는 많지 않으며 그러한 정보 가운데 대다수는 어떻게든 외부로 알려지게 된다. 외부 누출이 우려돼 정보 공개를 제한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격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보 차단은 직원들에게 열등의식과 소외감을 느끼게 만든다.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핵심적인 기술, 중요한 정보라고 해서 금고 안에 넣어두게 되면 직원들 또한 그들의 열정을 가슴속에 넣어두고 결코 꺼내지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