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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지 지하수 오염, 과연 침출수와 무관한가
매몰지 지하수 오염, 과연 침출수와 무관한가
  • 승인 2012.01.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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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지난해 4분기 전국 가축 매몰지 인근 300m 내에 있는 지하수 관정 7천679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2.1% 2천468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매몰지 주변 지하수 3곳 중 1곳이 오염된 것이다. 기준초과 항목별로는 질산성 질소 21.4% 1천640곳, 총대장균군 15.2% 1천164곳, 암모니아성 질소와 염소이온도 각 18곳과 17곳이나 됐다. 용도별로는 비음용이 3천530곳 중 9.4% 333곳, 음용은 4천149곳 가운데 51.5% 2천135곳이다. 환경부는 매몰지 주변 지하수 오염이 축산폐수나 비료, 퇴비 등에 의한 것이지 침출수의 영향은 아니라고 했다. 오염된 지하수 비율도 축산단지 주변의 32-42%와 비슷한 수준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의 이런 발표 내용을 받아들이기에는 찜찜하다. 환경부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의 침출수 등에 의한 2차 환경오염 우려에 대해 늘 안전하고 철저한 관리를 다짐했다. 시민단체 등의 침출수 유출에 대한 고발에는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 나온 환경부 조사에서는 4천700여 매몰지의 절반이 침출수를 유출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침출수 유출 매몰지가 분기별로 증가한 것도 드러났다. 환경부를 비롯한 농식품부와 지자체 등이 사실을 감추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자초한 것이다.

 수질오염이 침출수와 무관하다는 발표를 믿기 어려운 것은 이것 때문만은 아니다. 매몰지 주변 지하수의 오염 비율은 갈수록 증가했다. 구제역이 끝난 직후인 올해 1분기 매몰지 인근 지하수 관정 7천930 곳에 대한 조사에서 25%인 1천82곳이 오염됐다. 이어 2분기 조사에서는 31.8%가 수질기준을 초과했고 이번에 발표된 4분기 조사결과는 32.1%로 높아졌다. 2분기에는 가축을 매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기온이 높지 않은 때이고 4분기 역시 강수량과 기온이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3분기는 장마철이라서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장마철이 되면서 침출수 유출에 대한 고발이 많았다. 매몰지 인근 지하수 오염이 침출수 유출에 의한 것일 개연성이 크다. 이런데도 환경부는 침출수에 의한 오염은 없다하니 믿기 어렵다.

 침출수 유출과 이에 의한 지하수 오염 여부를 밝혀야 한다. 진상을 파악해야 확실한 대책을 세울 수 있다. 매몰 이후 침출수 유출 여부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했다면 침출수 유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을 것이고 지하수 오염의 확산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당국의 미덥지 못한 매몰지 대책이 이어지는 동안 침출수에 의한 오염된 지하수를 마시는 주민들은 물론 오염 지하수로 키운 농축산물을 먹는 소비자들의 건강이 위협받을 수 밖에 없다. 당국은 질책을 피하려고 환경파괴와 국민의 안녕을 해쳐서는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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