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7:17 (금)
발길 따라 역사ㆍ전설 묻은 숨은 진주 캔다
발길 따라 역사ㆍ전설 묻은 숨은 진주 캔다
  • 박성렬
  • 승인 2012.01.26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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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더 가볼 만한 `한국의 보물섬` 남해

보리암ㆍ상주은모래비치ㆍ송정솔바람해변 등 12경
계절마다 색다른 경치… 추위 속 관광객 발길 유혹

 한반도 남쪽, 남해안 한가운데 위치한 아름다운 섬 남해. 한반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려한 자연 경관과 이색적인 볼거리로 한 겨울에도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한국의 `보물섬`이자 아름다운 여행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과 `신데렐라 언니`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최근에는 드라마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의 9회분이 남해군 가천다랭이마을과 미조항, 홍현해라우지마을 등의 주요관광지를 배경으로 촬영돼 한국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금산과 보리암, 상주은모래비치, 송정솔바람해변 등 빼어난 12경이 계절마다 색다른 풍광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남해는 남해대교와 창선-삼천포 연륙교로 섬 아닌 섬이 돼 이제는 어느 곳이든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하지만 남해군에는 육지와 연결된 남해와 창선 외에도 역사와 전설을 간직한 또 다른 보물섬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조도, 호도, 노도 등의 유인도와 세존도를 비롯한 76개의 무인도가 사람들의 발길을 멀리하고 여전히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남해 세존도.
◇세존도
 금산 상봉에서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 멀리 희미한 점으로 보이는 섬이 있다. 그나마 보통 때는 보이지도 않다가 가을철 날씨가 맑은 날, 그것도 눈 밝은 사람이라야만 볼 수 있는 섬, 이 섬이 바로 세존도다.
 전설에는 석가세존이 금산 상봉에서 득도를 한 후, 돌로 배를 만들어 타고 쌍홍문을 지나 세존도의 바위섬을 뚫고 지나갔다고 하는데 그때 돌배가 지나간 흔적이 바로 금산의 쌍홍문과 세존도에 난 두개의 동굴이라고 전한다. `세존도`라는 이름도 이때 세존이 이곳에 머무르다가 갔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라 전한다. 이 때문인지 섬 꼭대기에는 스님을 닮은 스님바위도 있으며 동굴 천장에는 `미륵`이라는 글씨도 있다고 하는데 불교와 깊은 인연이 있는 섬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세존도는 남해군의 최남단에 자리 잡고 있다. 상주에서 직선거리로 25.68km에 위치한 바위섬으로 사람이 살지 못하니 바다 갈매기가 이 섬의 주인인 셈이다. 일년 내내 시도 때도 없이 부는 바람 때문에 나무라고는 자라지도 못하고 이름 없는 키 작은 풀들만 바위틈에 조금씩 자란다.
 역광을 받아 드러난 섬의 윤곽은 마치 해룡 두 마리가 몸을 비벼대며 희롱하는 듯한 기묘한 생김새이다. 매끈한 구석 없이 삐죽삐죽 솟은 섬의 표면은 쉽지 않을 듯한 속내를 짐작케 한다. 해저의 섬 모습도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섬 정면 한가운데 있는 구멍과 날카롭게 들쭉날쭉 솟은 정상의 돌촉들이 대조를 이루며 콧대 높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남해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부처님을 믿는 많은 사람들은 누구나 세존도에 한번 가보기를 원한다고 한다.
◇노도
 서포 김만중 선생이 유배생활 끝에 생을 마감했던 외딴섬 노도. 이 작은 섬에서 옛날에는 배의 노를 많이 생산했다 하여 노도(櫓島)라 부른다. 멀리서 보면 삿갓이 바다에 떠 있는 것 같다 해서 삿갓섬이라고도 불렸다.
 지역주민들은 배를 타고 청정해역에 나가 고기를 잡기도 하고, 좁은 땅에 농사를 짓기도 하지만, 바다가 넓어 거의 어업으로 삶을 엮어 가고 있다.
 물고기가 훤히 들여다보이게 물이 맑아 볼락, 농어, 감성돔이 잘 잡히는 섬이기도 하지만, 서포 김만중의 유배지로 더욱 많이 알려져 있다. 서포는 이곳에서 `사씨남정기`와 `서포만필` 등을 집필했다. 지난 1997년, 남해문화원이 서포가 유배생활을 하던 유허와 주변을 정비하고 안내문을 설치해 초옥터와 유허비, 허묘, 우물지, 안내문 등을 구경하면서 서포 김만중의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다.
 노도는 0.41㎢ 넓이의 작은 섬으로 서포는 1689년부터 3년간 이 섬에서 유배생활을 한 뒤, 55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 곳에서 자기가 파 놓은 옹달샘의 물을 마시고, 솔잎 피죽을 먹으며 근근이 연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남해 조도.
◇조도
 아름다운 미조항 바로 앞에 있는 섬, 섬의 모양이 새가 날고 있는 모양 같다 하여 이곳 사람들은 `새섬`이라 부르길 좋아한다. 실제로 미조마을에서 보면 큰 섬 끝의 뾰족한 부분이 부리이고, 가운데 불룩하니 솟아오른 섬 봉우리가 몸통, 작은 섬 쪽은 꽁지처럼 보인다.
 조도는 멀리서 보면 섬이 두 개인 것처럼 보이는데, 그 중 큰 섬에 마을이 있는 곳을 큰섬(大島), 작은 섬을 조도라 부른다. 인근의 새섬, 호도와 근처의 작은 무인도까지 모두 합쳐 조도라 부르기도 하며, 본래 2개의 섬이었던 큰 섬과 작은 섬이 제방으로 연결돼 인위적으로 한 섬이 됐다.
 섬 주변은 삼치, 준치, 장어 등 고기가 많기로 유명한데, 특히 이곳에서 잡히는 약멸치는 일반 멸치보다 기름이 많고 크기가 작아 고급으로 쳐준다. 조도는 부리 앞에 새 모이처럼 동그랗게 떠 있어 쌀섬이란 뜻의 이름이 붙은 미도(米島)를 비롯하여, 죽암도 노루섬, 목과섬, 호도, 애도, 사도 등 10여개의 크고 작은 섬들에 둘러싸여 있다.
  편집 = 양정희 기자

박성렬 기자  park1001@ k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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