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33 (금)
고아라 "인생은 도전의 연속..계속 갈고닦아야죠"
고아라 "인생은 도전의 연속..계속 갈고닦아야죠"
  • 경남매일
  • 승인 2012.01.19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화 '페이스메이커' '파파'서 여주인공 역

이제 겨우 스물두 살이지만 그는 벌써 9편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지난 9년의 세월동안 잘생긴 오빠를 보고 마음이 콩닥거렸던 '반올림'의 앳된 사춘기 소녀에서 어느덧 외모보다는 내면의 단단함에 이끌리는 '페이스메이커'의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했다.

'반올림'의 아역 배우 고아라가 '여배우'로 돌아왔다. 고아라는 오는 18일 개봉하는 '페이스메이커'와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파파'를 통해 잇따라 관객들과 만난다. '페이스메이커'가 국내 영화 데뷔작인 점을 참작하면 2주 간격을 두고 2편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는 건 신인급 배우로서는 이례적인 경우다.

그러나 스크린에 등장한 고아라의 모습은 신인과는 다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페이스메이커'에서는 꼿꼿한 자세로 도약하는 '미녀새'를 당당하게 그려냈고, '파파'에선 6남매를 이끄는 소녀가장의 피로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두 편의 영화 개봉을 앞둔 18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고아라를 만났다.

"그동안 영화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페이스메이커'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거다 생각했죠. 시나리오를 보면서 울었어요. 그리고 장대높이뛰기 선수인 지원이라는 인물에게서 저와 비슷한 점을 봤어요.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러나 '미녀새'가 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5㎏짜리 장대에서 시작해 8㎏, 10㎏으로 장대의 무게를 올려야 했다. 하루에 몇 시간씩이나 계속되는 과격한 운동 탓에 근육통이 오기도 했다.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체중도 5㎏을 불렸다. 그렇게 고된 6개월이 흘렀고, 팔뚝에는 이두박근과 삼두박근이 자리 잡았다. 그리고 고아라는 점점 지원이 돼 갔다.

"저랑 지원이랑 공통점이 많더라고요. 지원은 운동이 좋아서 장대높이뛰기를 시작했지만 빼어난 외모 때문에 광고모델이 되면서 더욱 주목받죠. 저도 연기가 좋아서 시작했는데 작품보다는 광고에 많이 나오게 됐죠. 실력(연기)보다는 외모로 주목받았어요."

영화를 찍으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꿈'을 가다듬는 계기는 됐다. 마라톤에 출전하기 위해 깊은 밤 찬 공기를 가르며 홀로 트랙을 도는 만호(김명민)처럼, 고아라도 장대를 부여잡으며 "정진해 좋은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스태프에게 정성껏 대하는 대선배 안성기·김명민의 태도를 보면서도 저런 선배가 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페이스메이커'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미국으로 날아갔다. 한지승 감독의 '파파'에 출연하기 위해서였다. '페이스메이커'와는 촬영 환경이 전혀 달랐다. 미국 애틀랜타의 광활한 자연, 울창한 수목, 그리고 공동생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나무밖에 없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동료와 함께 있어야 했어요. 오로지 '준'이라는 인물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사실 '준'이 되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죠." (웃음)

'파파'에서 그는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화려한 춤과 노래 실력을 선보인다. 그가 연기한 준은 매니저 춘섭(박용우)의 첫 딸로, 오디션에 도전하는 인물이다.

"춤과 노래뿐 아니라 기타도 배웠어요. 기타를 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아침에 일어나 세안하기 전에, 그리고 잠들기 전에 꼭 기타 연습을 했습니다."

영어 실력은 놀라울 정도다. 대사의 3분의 1 이상은 영어인데 원어민과의 대화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유치원 때 영어를 배워 발음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다만, 어조와 강세를 맞추는 데는 힘들었습니다. 현지에서도 영어를 열심히 배웠는데, 그런 공부가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웃음)

고아라는 지난 2003년 KBS TV 드라마 '반올림'에 출연하며 아역 스타로 떠올랐다. 전편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반올림 2'에서도 주연을 꿰찼다. 2006년에는 4만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가도카와 하루키 감독의 '푸른 늑대'에 출연하며 해외에 진출했다. 출중한 일본어 실력을 바탕으로 3년 후에는 영화 '스바루'(2009)에 발탁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출연한 9편 가운데 7편은 주연, 2편은 조연이다. 비중 있는 역할만 해온 셈이다. 너무 '양지'만 밟아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어떻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그런 경험이 좋은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짧지 않은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있었는지 궁금했다.

"전환점까지는 아니지만, TV 드라마 '누구세요'를 찍으면서 함께 출연했던 윤계상 선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촬영이 끝나고 나서 변영주 감독, 윤계상 선배 등과 배우의 길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당시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그때의 기억이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데나 임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춤과 노래, 외국어까지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는 고아라. '준비는 끝났고 이제 도전만 하면 되는가'라고 물어보자, "삶은 도전의 연속"이라며 조용히 이렇게 말했다.

"다시 준비해서 다시 도전해야죠. 생활 자체가 (연기) 공부하는데 맞춰져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고 싶어요. 차기작은 드라마와 영화를 놓고 고민 중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