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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을 키우자
그래도 희망을 키우자
  • 박재근
  • 승인 2011.12.25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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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전무이사
 2011년 신묘년(辛卯年)도 끝자락이다. 새로운 희망과 각오를 다진 것이 엊그제 같은데 새해가 코앞이니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 아랍의 봄에서부터 일본 대지진 및 방사선 유출사고, 유럽의 재정위기까지 각종 대형 사건과 이슈들이 지구촌을 흔들었다.

 국내는 반값등록금 파동, 안철수 신드롬, 한ㆍ미FTA 비준안 기습처리,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등 시끌벅적하고 혼란스러운 일의 연속인 한 해였다.

 경남도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다 전임 지사 재직 때 추진한 짝퉁 거북선사건과 김해장유 유통관광단지 특혜의혹, 거가 및 마창대교 혈세낭비 등이 줄줄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다사다난한 신묘년을 잘 보내기 위해 우리 서민들은 지난 1월 1일 새벽 붉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런데 세상은 원하는 대로 되지만은 않는다고 했던가. 우리의 절실한 바람과는 달리 양극화는 날로 더한다.

 서민의 삶이 팍팍한 것은 정부가 내년도 경제를 전망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경제 성장률을 각각 4.0%, 3.8%로 예상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는 현 정부 들어 2008년, 2009년에 이어 3년째 물가상승률이 성장률보다 높아 가뜩이나 힘겨운 서민의 삶을 더욱 옥죄고 있다.

 MB정권이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을 다 놓친 채 비틀거리는 가운데 서민들은 좌절로 한숨만 가득했다.

 소수가 부를 독과점하는 동안 다수는 빈곤에 시달리며 좌절의 늪에 빠졌고 빈부 격차는 사회 갈등을 격렬하게 뒤흔들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서민을 위하기에 앞서 기득권에 연연하는 행태여서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 단면이 올해의 사자성어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엄이도종(掩耳盜鐘)’으로 정해졌다.

 자기 잘못은 생각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의미로 소통 부재를 지적한 말이다. 진실을 들여다보기는커녕 자기 입장만 고집해 의혹을 키운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수들은 한미 FTA 강행처리, 4대강 사업 일방 추진, 대통령 친인척 비리, 내곡동 사저 부지 문제 등 국민들이 의문을 품는 사안마다 정부는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어 불신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염이도종은 중국 전국시대 한 백성이 종을 훔치려다 망치로 깨트리는 바람에 종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다른 사람이 올까 두려워 자신의 귀를 막았다는 일화에서 비롯됐다.

 이에 앞서 2010의도 올해의 사자성어로 ‘장두노미(藏頭露尾)’를 꼽았다. ‘장두노미’란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한 모습을 뜻하는 말로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다. 결국 은폐된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밝혀진다는 뜻을 갖고 있다.

 꼬리는 드러낸 채 머리만 숨긴 꼴이 현재 우리나라의 처지라는 것이다. 잘못했으면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하면 될 것을 의혹 해소는커녕 되레 큰 소리치고 있으니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2009년 올해의 사자성어에 선정된 방기곡경(旁岐曲逕)은 일을 바르게 하지 않고 그릇된 수단을 써 억지로 한다는 뜻이다. 2008년은 과실이 있으면서도 남에게 충고받기를 싫어한다는 호질기의(護疾忌醫)다. 이 모두가 독단적 처리에도 자화자찬식 정당화로 국민의 불만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은 불통 행보를 지적하는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는 2008년 첫 해부터 소통 부재와 독단적 정책 추진을 우려하는 사자성어로 넘쳤다. 그렇다고 불통인 정부와 진흙탕 싸움이 능사인 정치권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행복한 사회는 음지를 최소화하고 양지를 최대화하는 사회다.

 부디 새해부터는 우리를 힘들게 했던 반목과 갈등, 시기, 질투, 분열 등 악습들을 벗어던지고 대화와 소통, 화합, 통합의 한마당에서 다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부르길 기대한다.

 2012년 임진년은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흑룡(黑龍)의 해’다. 용은 용기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상상의 동물이다.

 흑룡은 더욱 신성시되는 존재다.

 올해는 조금의 미련도 없이 훌훌 털어버리고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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