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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보다 사람이 많은 주남저수지
철새보다 사람이 많은 주남저수지
  • 김명일
  • 승인 2011.12.20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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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일 문화체육부 부장
 주남저수지에 철새보다 철새를 보러오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제4회 주남저수지 철새축제가 주남저수지 일원에서 다채로운 체험행사와 함께 열렸다. 창원시는 축제기간 약 6만 2천여 명의 탐조객이 주남저수지를 다녀갔다고 밝혔다.

 전망대근무자에 따르면 축제기간 주남저수지 인근에서 목격된 철새는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 고니, 큰기러기, 쇠기러기 등 약 2만여 마리가 동판, 주남, 산남 3곳 저수지에서 발견됐다.

 탐조객이 주로 찾는 전망대 앞에는 6천여 마리가 목격됐다고 했으나 탐조객들은 이마저도 갈대와 연꽂나무 마른 잎에 가려 실제로 육안으로 관찰 할 수 있는 철새는 몇백마리에 불과 했다고 전했다.

 10여 년전 해질녘이면 붉은 노을과 함께 가창오리 떼가 주남저수지를 까맣게 뒤덮었고 공중파 9시 뉴스에서 새들의 비행모습을 그림처럼 소개하기도 했다. 그 많던 가창오리 떼는 몇 해전 부터 개체수가 급감했다.

 이제 다시 그런 광경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남의 철새들이 점차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철새를 보러오는 사람과 차량이 늘어나 철새 서식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7일 탐조객은 3천500명, 18일 8천300명이 주남저수지를 다녀갔다. 양일간 이용된 차량은 3천800대가 람사르기념관 주차장과 인근 도로에 주차를 했다. 주말과 휴일에는 람사르기념관 주차장이 협소해 운전자들이 탐조 전망대 주변도로까지 길게 주차를 하게 된다.

 또 최근에는 대형버스를 이용한 단체관광객들이 늘어나자 창원시는 대형차 주차공간을 탐조전망대 뒤편 논에 만들었다. 차량대수가 많아지고 대형관광차까지 철새서식지 들어와서 차량 배기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차들은 대부분 여름이나 겨울에 차량내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시동을 켜 놓은 채 주차하곤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시동을 켤 때 나오는 매연과 차량 배기가스로 주남저수지 환경이 오염될 수 밖에 없다.

 둘째, 철새들의 먹이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주변 농지개발로 먹이 공간이 줄어들었고 주남저수지 안쪽에도 연꽃이 다량으로 확산되어 새들의 먹이 공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또 농업용수를 담수하고 있는 주남저수지 수위가 높아져 새들이 접근하지 못하고 인근 낙동강 하구나 일본 이즈미로 되돌아 가기도 한다.

 국내최대의 자연생태 학습장이 된 창원주남저수지, 철새가 줄어드는 것을 막을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자동차 매연을 줄이기 위해 대형차 주차장은 람사르 기념관 바깥쪽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주말과 휴일 탐조객 차량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람사르기념관 주차장을 확장해야 한다.

 그리고 전기궤도차량을 도입해 어린이나 노약자들을 전망대까지 탑승시켜 안내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또한 주남저수지에 광법위하게 확산돼 있는 연꽃을 제거해 철새들의 먹이 공간을 공간을 확대시켜 주는 것도 방법이다.

 창원시는 농어촌공사와 협의해 철새가 머무는 11월에서 2월까지는 수위를 낮춰 갯펄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철새의 먹잇감이 풍부해지고 철새가 더 많이 찾아 들 것이다.

 철새가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는 주남저수지는 생각만해도 삭막해진다.

 새들이 모두 떠나기전에 주남저수지에서 새와 인간이 공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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