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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부산시장ㆍ허남식 경남지사가 뭔가
김두관 부산시장ㆍ허남식 경남지사가 뭔가
  • 박재근
  • 승인 2011.12.18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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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전무이사
 김두관 경남지사가 부산시장을, 허남식 부산시장은 경남지사가 된다. 2012년 1월 11일 하루 실시되는 상호 교환근무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광역단체장 사이에 지역을 오가며 강연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두 단체장의 교환근무는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첫 사례다.

 부산은 경남도에서 분리된 광역지자체로 한 뿌리였다. 이제는 도계지역이면서도 부산시와는 현안마다 사사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교환근무는 ‘역지사지’ 정신으로 돌아가 상호발전을 도모해보자는 취지라 한다. 현안마다 갈등구조를 안고 있는 두 지자체의 입장을 감안할 때 관심은 그 무엇보다 높다.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질 일이니만큼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자리가 될 개연성도 있다.

 특히 김두관 지사는 잠재적 대권주자 인 만큼 그에 따른 보폭의 척도를 달리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도민정서를 무시한 부산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이를 통해 현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마지막 임기인 허남식 부산시장은 뭘 노릴까. 그는 남강댐 물 부산공급을 위해 물이 남으면 달라는 식의 간교한 홍보 등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경남도민의 염장을 찌른바 있다. 그에게는 여유수량이 없다고 경남도의 발표는 안중에도 없었다. 또 그는 대권주자는커녕, 총선후보로도 거론도 거론이 안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니 한 쪽은 정치력을 부각시키는 계기를, 한 쪽은 부산의 이익을 챙기려는 데서 출발한다는 시각이다.

 또 부산은 경남과 달리 한 묶음이다. 현안이 있을 때면 한 목소리다. 이와는 달리 경남은 18개 시군의 현안이 다르고 지역별 특성도 달리한다. 이를 기화로 경남을 치고 들어와 우군도 구한다는 전략을 구사한 예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 같이 경남과 부산, 두 도시는 태생적 갈등구조를 안고 있다. 생업영역이 중복되거나 행정적으로 복잡하고도 미묘한 현안들이 줄을 잇는다. 신항의 법적다툼, 신공항을 둘러싼 갈등, 남강댐 물의 부산 공급 등 문제는 한 둘이 아니다. 또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내 행정구역 획정이나 부산~거제 간 대중교통 노선 조정,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포기한 부산 옥포지구의 연계 개발 등도 있다. 이에다 부산은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김해시와 양산시의 부산편입론을 제기하는 등 경남을 쪽박 깨려는 모양새다. 또 국토부와 부산시는 창녕군 남지읍과 함안 등 일원에서 하루 60만t을 생산한다는 강변여과수를 개발계획도 발표했다.

 경남도는 침하 및 갈수 등 집단민원이 예상된다며 계획철회를 국토부에 건의한 상태다. 이 사업은 정부의 강 살리기 사업에도 불구하고 ‘낙동강 원수포기’란 측면에서 이해되지 않는다. 또 이를 통한 대형 송수관로설치는 남강댐을 연결하려는 장기적 배경 설까지 나도는 판이다. 이 모든 사안은 경남의 이해만 구하려는 것들이다. 특히 신공항은 “부산 아니면 말자”는 식의 논리였다. 그래서 부산은 이중적 플레이도 구사했다. 신공항의 경우 부산은 가덕도와 접한 도내 시군을 들쑤셨다. 밀양유치란 도민의 목소리를 흩트리려는 술책도 폈다. 또 부산권으로 분류돼 경남은 로스쿨이 배제되는 참담함도 겪었다.

 그래서 두 수장의 교환근무를 바라보는 경남도민들의 시각이 더욱 곱지만은 않다. 두 수장의 교환근무는 이런 현안들을 역지사지의 정신을 통해 절충점을 찾는 계기가 되도록 한다는 것에 있다. 이를 두고 하루 동안의 근무를 통해 무슨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행정수장이 갈등 대상의 실무진으로부터 현안보고를 받고 절충점을 찾는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교환근무를 통해 ‘윈윈’하는 새로운 관계의 복원은 도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아는 것에 기초해야 한다.

 하지만 경남도민은 뿔이 난 상태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교환근무를 통해 도민의 이해를 구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양 도ㆍ시 간 현안을 원점에서 재분석하고 상대가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서 공동번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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