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꼼수에 경남도정도 편승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함안, 창녕, 합천군이 낙동강 사업구간 중의 보 명칭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계속되자 “보 명칭의 제정 권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다, 경남도가 제출한 의견서는 빼달라”는 공문(10월 18일)을 발송,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닌 물 구경에 나선 것이 꼼수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보 명칭결정은 경남도의 추천(5월 13일)으로 함안보는 함안창녕보로, 합천보는 창녕합천보를 결정됐다고 밝힌 후 소송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남도 왈 “모양새는 조금 그렇다지만 명칭의 제정권리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인 만큼 철회를 요청했다”며 “시군에 대한 중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란 말은 꼼수가 아닐까. 궤도를 벗어난 행정의 장난질로 각인될까봐 걱정된다.
판교에서 서울 신세계 본점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출근길, 버스전용 차로를 이용하면 쌩쌩 달려 20분이면 족한 꼼수가 들통 났다. 신세계 정용진(43) 부회장이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하기 위해 벤츠의 20인승 미니버스로 출근한다는 사실이 꼼수란 지적이다. 네티즌들은 “차 막혀서 짜증나니까 혼자만 ‘꼼수’를 쓴 것이다”, “전용차선은 대중교통을 위한 차선 아닌가”, “딴 사람을 태워줄 것도 아니면서…. 돈이 있으면 법을 피해갈 수 있느냐”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회사의 업무용 차량을 타고 출퇴근하는 게 문제가 될 것이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 비판을 받는 것은 고속도로의 경우 9인승 이상 승용차 및 12인승 이하의 승합자동차는 6인 이상이 승차한 경우에만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20인승은 탑승인원이 1명이어도 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관련법에 교묘하게 편승한 꼼수다. 대중을 위한 전용차선임을 알면서도 ‘나 홀로 쌩쌩 출근’을 즐겨서야 하겠는가.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대통령 사저신축과 관련, 의혹은 왜 아들명의인가, 사저와 국가재산인 경호시설 용지를 일괄 매입하면서 국가예산이 사저용지 매입에 사용되지 않았냐는 것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땅을 산다고 할 경우 땅주인이 값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해할 수는 있지만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연예인 강호동은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사죄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착오든 고의든 국세청이 추징한 세금만 내면 된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감정은 그것이 아니다. 시청자 앞에서 어떻게 뻔뻔하게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가 있겠는가했다. 하지만 강호동은 계산된 ‘잠정은퇴’란 단어로 ‘면죄부’로 삼겠다는 것인가. 신설되는 종편에서 다른 연예인들처럼 지난날 자신의 잘못까지도 기꺼이 오락거리 삼으며 웃을지 모른다. 잠정(暫定)은 임시로 정함이다. 임시란 사정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그 잠정 은퇴란 은퇴한 것도 아니고 은퇴 안 한 것도 아니라는 소리다.
사과라도 잘못에 대한 인정, 납득할만한 해명 등 진심이 담겨져 있지 않으면 되레 여론을 악화시킨다. 꼼수가 자리한다면 공정한 사회는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