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4:38 (토)
동·서양 스타 장근석-로건 레먼 환담
동·서양 스타 장근석-로건 레먼 환담
  • 경남매일
  • 승인 2011.10.10 1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스트&웨스트, ..내일의 영화' 행사
할리우드와 아시아의 차세대 스타인 두 꽃미남 배우가 만났다.

   9일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이벤트로 마련된 '이스트&웨스트, 오늘의 스타가 말하는 내일의 영화' 행사에 국내 배우 장근석과 할리우드 스타 로건 레먼이 게스트로 초청돼 한 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

   아역 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해 성인 배우로서도 야무지게 자리매김했다는 공통점을 지닌 두 배우는 이날 대화를 통해 영화와 연기에 대한 열정이 누구 못지않게 강하다는 공통점도 확인했다.

   장근석은 "부산영화제에는 처음 와봤고 올해 '너는 펫'이란 영화를 들고 왔는데, 너무나 다이내믹한 곳에서 여러분들을 만나고 이렇게 좋은 배우를 만나게 돼서 기쁘다"며 "이제 아시아 스타에서 월드 스타로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내가 할리우드 못갈거 같애?"라고 너스레를 떨며 강한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로건 레먼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해외 영화제에 참석해 다른 문화권의 배우와 만나게 되고 이렇게 많은 관객들과 만나게 돼 기쁘다"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와 있어 조금 놀랍기도 하지만, 따뜻하게 맞아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장근석은 다음 달 개봉하는 새 영화 '너는 펫'에 대해 "지금까지 작품에 임하면서 내 전부를 던진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 영화는 캐릭터가 나와 비슷하게 다이내믹해서 내 전부를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펫'이 된 장근석을 여러분들이 가깝게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실 남자배우들의 캐릭터는 마초적인 느낌을 원하는 경우가 많고 배우들도 느와르나 액션 등 남성다운 작품들을 선호하는데, 나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를 하면서 '아시아의 프린스'가 됐고 확실히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은 코믹과 로맨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영화를 아시아 전체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건 레먼은 오는 12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삼총사 3D'에 대해 "삼총사는 어릴 때부터 많이 읽고 상상해온 이야기인데, 이번에는 좀더 다르게 표현해보려고 했다"며 "3D인 만큼 흥미로운 장면들이 무척 많아서 여러분도 재미있게 보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이에 장근석은 "집에 3D TV가 있으니 DVD를 사서 보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진행자가 아역으로 데뷔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두 배우에게 묻자 로건 레먼은 "나는 다행히 영화나 배우라는 일이 주는 화려함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장근석은 "대한민국에서 아역 배우를 하는 것은…"이라고 어렵게 운을 뗀 뒤 "정말 정신없이 달려온 것 같다. 로건 레먼도 어릴 때부터 출발했는데 한국은 할리우드와 달리 아역을 배려해 학교에 가도록 해주는 시스템이나 제도가 없다. 다음날 아침까지 촬영하다 학교에 빠지고 다시 촬영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나도 언젠가는 아역 배우들에게 선배로 불릴텐데, 내 숙제는 어릴 때부터 연기하는 아이들을 위해 그들이 학교나 친구들로부터 격리되지 않도록 시간을 지켜주고 자유를 주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얘기를 들은 로건 레먼은 "미국에서는 촬영 현장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주는 여러 제도적 장치들이 있다. 아역배우들이 연기를 하면서 만족스럽지 않아서 더 연기를 하고 싶어해도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고 집이나 학교로 다시 돌아가게 한다"고 할리우드의 사정을 전했다.

닮고 싶은 '롤 모델(roll model)'이 있는지 묻자 장근석은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과 할리우드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꼽았고 로건 레먼은 박찬욱 감독을 거론하며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고 많은 걸 배웠다. 배우들도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지만, 어떤 일관성이나 주제를 갖고 영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해나가는 감독들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에 장근석이 영어로 "나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스탠리 큐브릭 감독을 좋아한다"고 하자, 로건 레먼도 "나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좋아하고 스탠리 큐브릭은 내 첫사랑"이라고 맞장구치며 "데이비드 핀처 감독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음악에 대해서도 열띤 대화를 나눴다.

   장근석은 "음악이 내 생에 차지하는 비중이 되게 크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떠도 머리가 깨어나지 않을 때 차 안에서 클래식을 들으면서 깨어난다.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엮어줄 수 있는 매개체인 것 같고 로건에게도 내 노래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로건 레먼은 "음악은 특히 영화에 있어 더 중요하다. 나도 음악과 영화를 함께 보면서 사랑에 빠지게 됐다. 영화음악 작곡가인 토머스 뉴먼이나 존 윌리엄스의 음악을 즐겨듣는다"며 "특히 나는 영화의 어떤 역할을 맡아 그 캐릭터를 준비할 때 어떤 분위기나 톤을 설정해야할지 생각하면서 그 느낌을 음악으로 작곡해 보기도 한다"고 했다.

   본인들이 이전 세대 스타들과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느냐고 진행자가 물었다.

   장근석은 "부산영화제가 이만큼 커질 수 있었고 이렇게 할리우드의 로건 레먼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장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나는 참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가 네트워크로 다 연결돼 있어서 내가 한 작품들이 할리우드의 데이터베이스에 업로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건 레먼은 "세대를 나누기보다는 영화나 연기 작업을 하면서 각자에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 같다"며 "나는 굉장히 오랫동안 재능을 쌓아온 많은 분들과 함께 하면서 배운 것이 많다"고 답했다.

   장근석은 로건 레먼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며 "영화감독도 하고 싶느냐"고 물었고 레먼은 "물론이다. 언제가는 꼭 영화를 직접 찍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장근석 역시 "나도 올해 첫 단편영화를 찍는다. 영화학도로서 시나리오를 몇 개 끄적이면서 13개를 써 놨는데,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고 싶다. 내년에는 중편영화도 찍어보려고 준비 중이고 이번에 중화권에서 음반을 내는데 뮤직비디오도 직접 찍을 것"이라며 "잘 하는 것보다는 시도해 보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