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5:00 (토)
장수는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장수는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 박재근
  • 승인 2011.10.09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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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이사/취재본부장
 모든 일에는 절차와 순서가 있듯이 사람의 관계 속에서도 절차와 순서가 있다.

 그런데 그 가운데 유난히 튀어 불거져 나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한다. 그저 조용히 자기 차례라 여겨질 때 한마디 하게 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말해야 하는데 상황판단 제대로 못하고 주책없이 아무 일에나 끼어드는 사람은 정말 주변을 힘들게 한다.

 “그 사람도 나가야지”, “감나라 대추나라 온갖 간섭(경남도정의 업무에 대해)을 해대니…….” “우리 사장(김두관 지사), 생각과는 달리 너무 정적이야” “물갈이를 하려면 확실하게 하길 기대하는데… 왜 그러지”

 경남도의 화두는 짝퉁거북선도, 통행료가 비싼 거가대교도 아닌 정무라인의 물갈이다.

 김 지사가 취임 2년차를 맞아 1기 참모진 물갈이를 두고 경남도청 복도통신에서 쏟아지는 말이다.

 괜스레 하는 말이 아니라면 왜 그럴까. 본연의 직무범주 즉 행정업무의 본질을 논하기에 앞서 “감 나라, 대추나라” 식의 참견이 싫다는 것이다. 업무의 진실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가기 맘대로 해석하고는 감 나라 대추나라 하니 속이 상한다는 얘기다.

 속이 상한다는 것은 공적인 업무의 본질보다 곁가지 간섭이 많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도정운영은 업무의 공적라인에 의한 순기능이 기본이다. 그런데 정무라인에 도정이 휘둘려서야 되겠는가.

 특히 보좌관의 끼어들기가 업무본질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를 두고 이런 말 저런 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양념이지 근본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양념은 간단하지 않다. 잘못 사용할 경우 모든 것을 버려야 하거나 맛도 없는(겉도는 도정시책) 것에 행정력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이 업무, 저 업무 구분없이 분탕질을 해대는 것은 옳지 않다.

 이를 경남도청의 정무라인에 빗대면 딱히 누굴 꼭 집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총론이 그렇다.

 김두관 경남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 정무부지사, 정무ㆍ정책특별보좌관 등이 정무라인의 최측근 참모다.

 도청의 정무라인 교체 대상은 비서실장에 이어 정무부지사, 정무ㆍ정책 특별보좌관이 그 대상이다. 물갈이를 하려면 찔끔이 아니다. 전면교체로 도정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한국인은 소설 삼국지를 너무 좋아한다. 지난 1세기 동안 세대가 바뀌어도 삼국지 독자는 샘솟았고 많은 출판사가 삼국지를 펴냈다. 출판사들은 자기네 삼국지는 확실히 새롭다고 주장한다. 또 작가들도 자기가 쓴 삼국지는 남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어느 것으로 읽어도 이야기 줄거리는 거의 마찬가지다. 제갈량이 자신이 무척 아꼈던 장수 마속이 군령을 어기고 대패하자 울면서 그를 죽였다는 얘기 즉 읍참마속도 줄거리를 장식한다. 독서광인 김두관 지사는 삼국지는 몇 번쯤 읽었을 것으로 안다.

 의욕은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도정 업무 전반에 걸쳐 혼선을 초래토록 한 정무라인의 그 장수(?)를 사랑하는 마음은 미뤄 짐작하겠다.

 울면서 벌써 여러 번 베었어야 할 것 같은데 감싸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복도통신이 전한다.

 벼락이 떨어져도 어깨동무를 하고 불구덩이까지 가보겠다는 자세는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는 것이다. 이를 반추하면 김 지사의 장수(정무라인 참모진)들은 삼국지를 안 읽어본 것 같다.

 삼국지엔 충성심이 드높은 장수들이 많이 나온다. 주군을 구하기 위해서 혹은 주군의 죄를 덮거나 대신하기 위해서 혹은 스스로의 죄를 알고 알아서(심지어는 주군이 붙잡고 매달려도)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경남도청의 정무라인은 어떤가.

 스스로 떠나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 희한하게도 알아서 떠나길 싫어하는 것 같다. 정무란 고유의 역할보다 가욋일에 자원을 소모하고 편법만 부추긴다는 지적에도 그렇다.

 사공이 많으면 안 된다. 떠나기 싫어도 배가 산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하려면 자기 노를 자기 스스로 저어 헐헐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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