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7:33 (토)
군주론과 경남도정 개편은?
군주론과 경남도정 개편은?
  • 박재근
  • 승인 2011.09.04 18: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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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이사/취재본부장
 나는 기자다. 기자가 취재과정에 사법기관이나 도청 직원을 사칭하는 등의 탈법적 수단을 이용했지만 사회악을 폭로할 경우 박수를 받는다.

 YS는 3당 합당의 이유를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했다. 이른바 1990년 1월, 군사정권과 야합했다는 3당 합당의 비난 여론에 대해 그렇게 밝혔다. 또 국가기관, 정치 지도자 등이 비도덕적인 방법이지만 국가 이익을 취할 때는 국민의 박수 세례를 받는다. 옳고 그름은 그 행위의 결과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 기여하는 가에 달려 있다. 즉,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을 노린 결과물이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상가가 니콜로 마키아벨리다. 그가 노리는 것은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느냐 하는 것의 문제였다. 군주론에서 그가 설파한 것은 한 국가, 조직을 관리하다 보면 위기는 언제든지 나타난다는 ‘위기의 정치학’이다. 잠복돼 진행 중인 위기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문제는 위기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대처하는가 하는 것이다.

 경남도의 경우도 예삿일이 아니다. 현재 경남도정 운용을 두고 구성원들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게 곧 위기가 아닌가.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그렇다. 고치고 바꿔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나도는 여론이 전직 경남지사가 행한 도정 중 정책실패, 관리 소흘 등의 족적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부를 거꾸로 실행하라는 것은 아니겠지만 전직 지사들의 퇴직 후 직원들로부터 쏟아진 불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불평등, 특혜 계약으로까지 논란이 제기된 거가대교, 김해관광유통단지 문제도 그렇다. 당시 이를 주도한 공무원 11명에 대해서는 특진 등 인센티브까지 주어졌으니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 아닌가. 김두관 경남지사는 이런 여론을 취합, 취임 때 임용한 실ㆍ국장을 비롯한 비서진 등 물갈이에 나섰다. 느슨한 경남도정을 옥죄고 조직개편을 통해 책임도정을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현재의 도정은 전직 지사 때 추진된 정책의 실패를 두고도 실ㆍ국장들은 과거형인자, 현재형인지도 구분 짓지 않고 뒷짐을 지고 있다. 또 조직문화가 비선조직을 통한 인맥잡기 등 비효율적 과거 잔상도 상존하고 있다. 고향 학교 등 ‘운명적’선택이 가져온 공동체와 동질의식 때문인지 이를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한 것도 문제다. 끼리끼리의 인맥운용은 퇴출이 시급하다. 이는 성과, 책임주의 인사운영이 정착되지 않았다는 징표다.

 경남도는 시군의 부단체장 인사 운용문제, 사무분장 정비, 하위직의 경우 예측 가능한 인사 시스템 운용 등 손댈 곳이 많다. 또 특보로 인한 업무혼선 등 공조직의 추진동력을 약화시키는 정무라인의 기능 개선도 시급하다. 하세월이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판짜기에 나섰다면 속전속결식의 통 큰 물갈이가 우선이다. 리더는 항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은 안 된다. 이런 리더십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명확한 목표, 확실한 행동지침,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단호함으로 사로잡아야 한다.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지도자는 도덕적 구속에서 해방돼야 하고 실용적이지만 때로는 위선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또 권력을 교묘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사용할 것도 강조한다. 그래서 국가 및 조직의 목적을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은 희생돼야만 한다고도 했다. 질병의 초기발견은 치료하기는 쉬운데 진단이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진단은 쉽지만 치료가 어렵다.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 항시 잠복돼 진행 중인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것과 위기를 극복하면서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에 대한 대처능력이 군주론에서 설파한 위기의 정치학이다. 이는 행동해야 할 때를 놓치지 말라는 주문이다. 통치를 위한 수단은 군주의 몫이다. 현명한 군주는 조언을 구하지만 현명한 방책을 취한다. 수행비서에서 부지사까지 확 바꾼다는 발상과 실행을 기대한다. 경남도정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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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이 2011-09-18 13:41:29
박이사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