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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도 잡는 경남도정 기대한다
산토끼도 잡는 경남도정 기대한다
  • 박재근
  • 승인 2011.08.21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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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이사/취재본부장
 집 값 상승률 전국 상위권, 물가지수 전국 상위권, 수출 등 경제지표도 전국 상위권이다. 경남은 전국 16개 광역지자제 중 모든 지표가 상위권이다. 그만큼 경남도정은 중요하다. 상위권은 이끌고 주도한다. 경남의 정치지형도 그렇다.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야권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당선과 이로 인한 정치권의 지각변동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큰 반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이 당내 인사들을 대상으로 제19대 총선 1차 예비후보자를 접수한 지난 17일 현재, 민주당 40명, 민주노동당 25명이 등록하는 등 총선 출마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후보자를 내지 못하거나 선거가 임박해서야 겨우 출마자를 낸 지난 선거와 견주면 큰 변화다.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대약진을 거둔 데다 야권에서는 통합진보정당 출범기대 등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선은 어떤가. 현재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여야 가운데 부동의 1위로 청와대 가까이에 있는 형상이다. 국민지지도만 놓고 따지면 적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매사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지만 현재는 그렇다. 하지만 내년 대선 투표일까지 판을 뒤흔들 만한 변수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한나라당 내에서 박 전 대표의 독주현상, 당내 예비주자들이 힘을 못 쓰고 있는 지지율 양극화도 흥행측면에선 좋은 것만은 아니다. 김문수 경기지사, 정몽준 전 대표가 한마디씩 내뱉는 화두도 때를 만나면 어찌될지 모를 일이다.

 특히 경선 후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대선주자로 확정된 후의 정치지형은 확연하게 달라질 수가 있다. 정권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를 둔 여야 간 대선전은 야권주자의 단일화를 가상하면 더욱 그렇다. 야권이 통합, 단일후보를 통한 대선에서는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관심을 끄는 이유다. 여기에는 현 민주당 대표 손학규, 문재인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 거론된다. 특히 본인들의 의지를 떠나 여ㆍ야권 선거구도 측면에서 김두관 경남지사와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주목받는다. 민주당 경선 시스템을 통한 방법과 각자의 길을 가다보면 선거 연대 또는 단일화를 예상할 수 있다. 이들의 등장은 영남권 민심의 균열조짐에 가속도를 더한다. 영남이 한나라당의 텃밭, 지지기반의 모태(母胎)에 비유되지만 대구ㆍ경북과 경남, 부산지역 정서는 뚜렷한 기류차이가 있다.

 또 박 전 대표와 같은 영남연고에다 수도권과 호남권 표까지 모울 수 있는 뉴 페이스란 점이 더욱 그렇다. 집토끼를 지키되 산토끼를 잡지 못하면 날아가는 것이 선거다. 그래서 경남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변화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두관 지사의 행보가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행정은 어떤가. 전임 도지사 때 정책실패 등은 하루빨리 정리돼야 한다. 거가대로, 김해관광유통단지, 이순신 프로젝트 등 경남도 역점사업이 의혹을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도정을 업무의 연속성에서 칼로 물 베듯 싹둑 자를 수는 없다. 하지만 10년, 5년 전의 사업인데도 과거형인지, 현재형인지 도민들도 헷갈려 한다.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성과, 혁신적인 능력인사가 요구되고 하위직들의 눈이 쏠린 근무평정 시스템도 개선돼야 한다. 눈치 보는 실ㆍ국장, 기강해이 등 다잡아야 할 것도 수두룩하다. 현 도정의 화두인 비서실장, 특보교체에 따른 정무라인의 기능개선은 화급을 다툰다.

 이 같은 도정운영의 단상은 김두관 경남지사를 행정가 틀에 가둬두려는 단견이 아니다. 행정행위와 정치행위는 확연하게 다르지만 지역이익,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라면 때에 따라 튀는 발언도 좋다. 정치적이란 것이 흉 되지 않는다. 행정도 정치권력이 흥하는 쪽으로 기울게 돼 있다.

 경남도정도 비생산적, 시대착오적인 형태를 뜯어고치고 미래를 논의하는 담론이 무성해야만 희망이 있다. 집토끼를 지키고 산토끼도 잡을 수 있는 경남도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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