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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 동화 '돈비 어프레이드…'
잔혹 동화 '돈비 어프레이드…'
  • 경남매일
  • 승인 2011.08.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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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저택과 소녀, 무시무시한 요괴들….

   영화 '돈비 어프레이드: 어둠 속의 속삭임'은 예쁜 동화 같은 그림에 무서운 이야기를 결합한 한 편의 잔혹 동화 같다.

   주인공 소녀 '샐리'(베일리 매디슨)는 부모가 이혼한 뒤 엄마와 함께 살다가 엄마의 요청으로 갑자기 아빠 '알렉스'(가이 피어스)와 그 여자친구 '킴'(케이티 홈즈)과 함께 살게 된다.

   건축가인 알렉스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킴은 19세기 유명 화가가 살던 저택을 복원하는 작업을 맡아 이 저택에서 지내던 중 우연히 숨겨져 있던 지하실을 발견한다.

   킴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샐리는 모두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외로워하다 지하실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은밀한 목소리를 듣고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지하실 밑 동굴에 있던 작은 요괴들은 세상의 빛을 본 뒤 샐리의 방에 찾아들어 샐리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헬보이 1,2'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등 독특한 판타지 영화로 대중과 평단 양쪽의 호평을 받아온 멕시코의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관심을 끌었다.

   토로 감독은 어린 시절 자신이 가족들과 함께 재미있게 봤던 ABC TV의 공포물 시리즈 '돈 비 어프레이드 오브 더 다크(Don't be afaid of the dark)'를 바탕으로 각본을 썼다고 한다.

   이 영화는 토로 감독이 경험했던 것처럼 아이의 시점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데에는 꽤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앙상한 해골에 주름이 많은 얇은 피부를 지닌 작은 요괴들의 모습은 사실 어른들의 눈으로는 그닥 무서워 보이지 않지만 어두워지면 출몰해 무자비하게 사람을 공격하는 요괴들의 행태는 꽤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 초반에 아이의 외로움과 불안한 정서를 섬세하게 드러낸 뒤 이런 심리와 맞물려 요괴의 존재가 친구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바뀌는 과정을 그려낸 방식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너무 단순한 줄거리가 아쉽다. 땅 속에 있는 요괴들이 집 안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을 반드시 잡아간다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서 들은 무서운 전설처럼 마음 속 원초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구석이 있지만 이런 설정만으로는 전체적인 내러티브의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조금 싱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

   8월 25일 개봉. 상영시간 99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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