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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산동네 <42>
꿈꾸는 산동네 <42>
  • 경남매일
  • 승인 2011.08.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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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화 명품 -1-
글 : 임 상 현 / 그림 : 김 언 미

학생장에게 반해버린 민경

“얘들아 조용히 해. 학생장으로 완전 인기 짱인 조상혁 선배가 곧 나타날 거래.”

같은 학과 애들 중에서도 유독 명랑한 희진이가 호들갑을 떨었다. 민경은 왜 호들갑이지 하며 희진을 바라보았다. 정말 어렵게 들어온 학교였다. 자신은 고 2까지만 해도 천방지축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오죽했으면 엄마마저도 요런 개 날라리 같은 년을 어디가 쓸까 하며 공개적으로 적의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 말부터 정말 정신을 차리고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입시에 매달려 미대에서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H대에 입학했던 것이다. 자기 자신마저도 그 대목에선 한없이 자부심이 되살아나곤 했다.

드디어 학과대표가 조상혁을 데리고 강의실로 들어섰다. 민경은 상혁을 바라보는 순간 갑자기 주변이 환해지고 머릿속이 어질어질해질 만큼 기분이 묘해졌다. 정말 그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이상한 느낌이었다.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바닥을 주름잡으며 여러 남학생들과 어울리며 돌아다닐 때만 해도 개 중에 꽤 괜찮은 남자도 있었으련만 그 때는 이정도의 기분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학생장 조상혁이 교탁위에서 폼을 잡고서자 여기저기서 환성이 터져 나왔다. 민경이 주변을 둘러보니 주로 여학생들 속에서 튀어나온 소리였다. 하지만 남학생들도 상혁에게 꽤 호감을 가지는 눈치였다.

“신입생 여러분 반갑고 환영합니다. 이번에 미대 학생장을 맡은 조상혁입니다. 내일 저녁에 장소를 빌려 우리 미대학생 전체가 한데 어울려 신입생 여러분을 환영하는 조촐한 저녁식사 자리를 마련할까 합니다. 제 욕심 같아선 한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구체적 장소와 시간은 나중에 학과대표 편으로 알려 줄 것입니다. 자 그럼 저의 인사는 여기서 마치기로 하고 앞으로 학교생활을 하는데 있어 하고 싶은 질문과 미대의 발전을 위해 건의사항이 있으면 얼마든지 해 주십시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희진이 손을 들었다.

“저 질문 있습니다. 학생장님이 너무 멋있는데요. 혹시 여자 친구 있으세요?”

“하하하 이거 꽤 난감한 질문인데요. 그런 개인적인 질문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삼가 해 주시고요 나중에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있을 때 슬쩍 물어 봐 주세요. 그 땐 여과 없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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