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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식 부산시장님! 경남도민이 핫바지로 보입니까?
허남식 부산시장님! 경남도민이 핫바지로 보입니까?
  • 박재근
  • 승인 2011.07.31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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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칼럼이사/취재본부장
 허남식 부산시장이 경남도와의 ‘물 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모양새는 ‘물이 남으면 부산에 달라’는 호소지만 내용은 ‘경남을 옥좨’는 여론압박용이다.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부산에 거주하는 ‘재부 경남 향우연합회’ 회장단이란 13명이 지난 26일 경남도를 찾아 “남강댐 물을 부산에 나눠 달라”며 읍소라도 해야 할 판에 김두관 지사에게 결단을 요청했다니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 물론 “한 뿌리인 경남과 부산이 맑은 물을 나눠먹는 등 함께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의 경남방문은 짜고 치는 것으로 비춰졌고 본격적인 물 전쟁의 예고편인 것으로 이해된다.

 정부가 1조5천억 원을 투입하려는 부산ㆍ경남권 광역권상수도사업(남강댐 물 부산공급 계획)은 기본적으로 경남 물을 부산에 준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경남도민이 반대한다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남강댐은 여유수량이 부족, 줄 수가 없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물이 남아도는데도, 왜 우리(경남) 물을 남(부산)에게 줘야 하느냐”는 경남도민의 “정서적 측면이 깔렸다”고 보는 것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부산시가 “없으면 괜찮다, 남는 물을 달라”는 것도 경남도민을 욕되게 하는 압박용이다.

 경남도는 남는 물이 없어 이해를 구했지만 이제는 남아도 줄 물이 없다는 정서가 자리한다. 창원ㆍ김해 등 경남 인구의 절반가량인 170만 명이 낙동강을 원수로 한 수돗물이 공급되는데 부산시민에게 1급수인 남강댐 물이 가당한 것이냐는 반론이다. 물론 여유수량이 부족, 남강댐 물은 줄 여력이 없는 것에 기초한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65만t의 여유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것도 부산보다 상류인 경남도민의 절반이 낙동강 물을 원수로 이용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산시와 정부 측은 상생방안 찾기에 나서야지 “물 달라”고 억지를 부릴 일이 아니다.

 ‘물’은 생명과 문명의 원천이다. 모든 생명체는 물로 구성돼 있고 물에 의해 생명을 유지해 간다. 우리의 신체도 70% 이상이 물로 이뤄져 있고 이 중 1∼3%만 부족해도 갈증을 느끼고, 12%가 부족하면 사경을 헤매게 된다고 한다. 또 세계 4대 문명이란 황하, 인도,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도 강줄기에 자리 잡은 사실에서 인류가 물을 다스리고 이용하는데 성공하면서 문명은 꽃필 수 있었다.

 하지만 인구의 폭발적 증가와 급격한 산업화로 지구촌의 물 문제는 양과 질적으로 악화돼 “20세기 국가분쟁의 요인이 석유였다면 21세기는 물이 분쟁의 원인”이란 지적도 있다.

 이미 중동지역, 나일강 유역, 티그리스ㆍ유프라테스 지역, 인도, 중국 등 문명의 발상지에서 물 부족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물이 전부란 것이다. 국내는 한강의 기적을, 영남권은 낙동강을 기점으로 개발이 가속화 됐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 상류 수계지역에 공단이 자리했다. 그 잘못된 개발정책이 낙동강의 물 분쟁을 몰고 온 원인이다.

 1991년 TK지역 공단에서 유출된 페놀오염사고가 발단이다. 낙동강은 이어 암모니아 질소 오염사고, 2009년 다이옥신 검출 등 오염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따라서 이들 유해 화학물질의 낙동강 유출방지책보다 원수기능을 포기하는 정책이란 비판이다. 1994년 부산시는 강 상류인 대구경북에 공단조성을 반대한 사실에 비춰보면 부산과 정부가 한통속 물 정책이란 지적이다.

 허 시장은 “부산 경남이 한 뿌리인데 맑은 물을 나눠먹자”며 국토부가 추진하는 부산경남 광역상수도계획에 대해 협조를 주문했다. 그는 경남도가 “남강댐 물은 줄 여력이 없다”는 것에도 불구하고 “남강댐물이 남으면 부산에 달라”고 공개한 측면은 경남도민의 염장을 찌르는 속내와 다를 바 없다.

 경남도는 “정부가 4대강 살리기와 보 건설을 통해 낙동강 물이 맑아지고 수량도 많아진다고 홍보하고는 부산취수원을 경남으로 이전하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종교전쟁, 영토분쟁, 석유파동보다 더 무섭고 파괴적인 물 전쟁이 예고된 시대다. 부산시의 간교한 여론몰이, 그 굿판을 집어치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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