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남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생산 물량은 줄어든 반면, 수요는 늘어난 탓으로 최근 1∼2주 사이 공급되는 우유 물량이 평소 대비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오후 4∼5시만 넘기면 우유 판매 코너가 텅텅 비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는 구제역으로 국내 사육 젖소의 10%가량인 3만6천여마리가 살 처분돼 젖소를 통해 공급될 원유 공급이 줄어 우유 공급시장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업계는 우유 생산도 예년 대비 최대 15%까지 줄어들 전망인데다 젖소의 원유 생산까지는 2∼3년이 걸려 원유공급이 정상을 되찾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가 평소 ‘흰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원유는 하루 1천890∼1천900t이지만 구제역 이후 1500t가량으로 줄었고, 남양유업이나 매일유업도 평소보다 원유량이 10% 줄어든 상태다.
이 같은 파장으로 창원시 성산구 모 마트의 경우 1천㎖짜리 서울우유의 경우, 하루 80여 개 정도를 들여놓았으나 최근들어 40개로 물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매일, 남양 등도 비슷한 실정이다.
김해지역 마트에서도 평소 대비 우유 공급물량이 20% 정도 줄었고 오후 7∼8시면 상품이 품절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우유가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우유는 전체 우유의 38∼40%, 남양유업은 22%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일단 비락과 부산우유 등 다른 업체에서 우유나 치즈를 공급받고 있으며, 최대한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학교에 공급하는 제품을 우유 대신 두유나 떠먹는 요구르트로 대체하고, 수요를 줄이기 위해 광고까지 제한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여름 성수기라고 하지만, 판매 물량을 채워넣지 못해 판매대를 비워놓는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구제역 파동과 이상기후로 원유 생산은 전년대비 8% 감소한 19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예상수요는 전년보다 0.1% 증가한 194만여t으로 계절적 요인을 고려하면 약 23만t의 원유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재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