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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 취임 1년과 컨트롤타워
경남지사 취임 1년과 컨트롤타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1.06.26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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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이사/취재본부장
 경남도민들은 도정 50년 사상 처음으로 2010년 6ㆍ2선거를 통해 ‘야권 도지사를 탄생’시켰다. 민선5기 1주년을 맞은 김두관 경남지사는 “현장에서 길을 찾고 소통에서 답을 구하겠다”며 도정운영의 무게를 현장에 둘 것임을 밝혔다. 첫 기자회견에서도 그랬고 기회가 있으면 현장을 찾았다. 그리고 취임 1년을 스스로 돌아봤다.

 김 지사는 이장, 군수, 행자부장관을 거친 입지전적인 정치인이다. 또 누가 뭐래도 야권이 자랑하는 정치적 자산이다. 그의 리더십은 포용력과 여유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그는 중량감 있는 대선 후보로도 거론된다. 아직은 지지율이 일천하지만 간과할 수 없는 폭발력도 지니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 지사직을 거머쥔 저력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김 지사는 지사 취임 후 정치적 행보를 자제해 왔다. 그는 김해보궐선거 때, 야권단일화에도 마음속내야 헤아릴 수 없겠지만 꿈쩍도 않았다. 전국의 이목이 쏠린 그 당시, 그들의 선거전을 바라만 봤다. 또 이런 저런 인터뷰와 정치적 이슈에도 현직인 경남지사의 범주를 벗어나질 않았다. 언행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런 그가 격동(激動)의 정치판을 예고하듯 정치적 발언을 쏟았다. 야권통합과 내년 총선ㆍ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어떤 형태든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임기 중에 사퇴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도정을 통해 차분하게 길게 보면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했다.

 취임 1년을 맞아 김 지사는 “야권성향의 도지사가 경남도정을 맡아 도민 절반은 많은 우려와 걱정을 했는데 이들의 우려가 얼마나 해소됐는지 되돌아 봐야할 시점”이라고 언급한 뒤 “도지사의 리더십이 부족하지만 335만 도민을 섬기며, 도민들과 대화와 소통으로 함께하는 열린 도정을 지향했다”고 자평했다. 또 취임 초기 낙동강사업 문제로 논란이 된 것에 대해 김 지사는 “공사는 큰 가닥에서 마무리되고 있지만 여러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협력해야 할 광역지방정부가 갈등으로 불편했지만 새로운 도정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때 도내 18개 시장 군수 중 도지사와 정치적 대척점에 있는 한나라당 소속만 12명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시ㆍ군이 각 300억 원을 직접 집행토록 하는 ‘모자이크 사업’은 균형발전을 돕고 도의 권한이양 등 당적을 불문한 소통 등으로 도와 시군의 협조무드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 경남도정 운용은 어떤가. 대외적으로는 합격점인 반면 불합리한 조직개편의 후유증은 심각할 정도다. 뭔가 기대했는데 그저 그렇다. 시원함이 없다. 긴장감도 없다. 오히려 전 지사시절보다 편하다는 분위기다. 업무분장도 억지로 꿰맞추다 보니 곳곳에서 갈등과 혼란을 자초, 조직원 상하간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복도통신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된 김해유통단지의 롯데건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경남도정의 중심은 도청과 도의회다. 또 도지사의 지휘권은 인사와 예산에서 비롯된다. 추경을 위한 문제였다면 당연히 기획관실(예산담당관)이 의혹을 해소시키는 노력에 나서야 했다. 그런데도 대 의회 창구는 없었다. 또 서열 연장자 순은 역동성을 상실케 했고 부적격자가 우대받는 인사로 변혁을 기대할 수 없다. 주요업무는 실ㆍ국장 중심이라지만 실제는 외인부대의 통제에 우선, 도정 흐름을 역류시겠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지난 1년간 그래왔듯 컨트롤타워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외인부대의 득세,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불협화음 등 ‘그저 그런 분위기’로는 도정의 핵심 키워드인 변화와 혁신은 기대할 수 없다.

 그는 취임 1년을 맞아 경남도정 운영을 통해 정치적 길을 찾겠다고 했다. 이제 그의 개혁과 소통, 포용의 도정을 펼치기 위한 만반의 준비는 지난 1년을 통해 마쳤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경남도정의 순항을 기대한다. 대선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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