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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원전 물웅덩이에 高방사능..'비상'
日 원전 물웅덩이에 高방사능..'비상'
  • 경남매일
  • 승인 2011.03.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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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2호기 상태 심각하다는 증거"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물웅덩이 속의 방사성 물질 수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주변 바다에서 검출되는 방사성 물질 농도 역히 매우 높은 상황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후쿠시마 원전에선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2호기가 1호기보다 심각 =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1∼6호기에 외부 전원을 연결하고, 주제어실(MCR) 일부의 조명을 켜면서 베일에 가려져 있던 원자로 내부의 상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24일 오후 3호기 터빈실 지하 1층에서 벌어진 근로자들의 방사선 노출 사건도 이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근로자들은 전선을 잇는 작업을 하느라 물웅덩이에 발을 담갔다가 방사선에 노출돼 병원에 실려갔다.

   이후 물웅덩이를 조사해보니 정상 운전 시 원자로 노심의 냉각수보다 농도가 1만 배나 높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고, 1, 2호기에서도 물웅덩이가 잇따라 발견됐다.

   운전 중 가동을 멈춘 1∼3호기에서 잇따라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웅덩이가 발견됐다는 것은 원자로 내부의 냉각수 이동 통로인 배관이 뒤틀려 핵분열 물질이 여기저기서 새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비슷한 시기에 원전 주변 바다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됐다.

   일각에선 1호기의 압력용기 바깥쪽 온도가 설계온도(302℃)보다 훨씬 높은 약 400℃까지 올라갔다는 점을 들어 1호기 상태가 가장 심각하다고 풀이하기도 했지만, 원자력 전문가 사이에선 처음부터 2호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른 원자로와 달리 2호기는 격납용기에 연결된 압력제어장치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원자로의 성격상 연료봉이 일부 훼손됐더라도 이를 둘러싼 압력용기나 격납용기에 문제가 없다면 밖으로 새어나오는 방사성 물질이 소량에 그치지만, 이 용기가 훼손되면 안전장치가 하나 더 없어진다.

   이런 우려는 2호기 물웅덩이에서 정상 운전 시 원자로 냉각수보다 1천만 배나 농도가 짙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2호기에서 새어나오는 물질의 양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을 담당하는 니시야마 히데히코(西山英彦) 경제산업성 심의관은 2호기의 방사성 물질 수치에 대해 "쳐다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다"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어떻게 되나 = 하지만 이렇게 농도가 짙은 방사성 물질이 2호기에서 새어나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해서 원자로 자체가 어찌 되는 건 아니다. 이는 격납용기와 연결된 압력제어장치가 손상됐다고는 해도 격납용기나 압력용기 자체는 아직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보안원 측은 이 근거로 압력용기나 격납용기 안팎 온도와 압력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에는 어디서, 어떤 물질이 새어나오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지만, 원자로 전력 공급을 재개하고 주제어실을 복원하면서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황이 악화해서 각종 수치가 올라간 게 아니라 그동안 몰랐던 문제를 알게 됐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 해결이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물이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경로를 밝혀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이 과정에서 압력용기나 격납용기가 손상되지 않도록 온도와 압력에 주의하며 원자로에 물을 붓는 작업도 계속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각종 냉각 펌프를 복원해 원자로를 안정된 상태로 정지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작업은 서두른다고 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작업도 아니다.

   원자로 내부에 각종 위험이 도사린 가운데 인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각종 계측기기를 복원하고, 냉각 펌프의 모터 등을 교체하는 작업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2호기 상태가 가장 심각하다는 건 처음부터 예상됐던 일"이라며 "일본 전문가들이 벌이는 문제 발견과 해결 과정, 그리고 냉각장치 복원 작업을 응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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