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던 선생님상 연기했다"
"내가 바라던 선생님상 연기했다"
  • 승인 2011.03.14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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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준, KBS `드림하이`서 열혈교사 강오혁 역
 배우 엄기준의 미니홈피 방명록에는 `이런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다`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감동이었다` `선생님 정말 멋있다`는 글이 줄을 잇는다.

 이달초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드림하이`의 영향이다. 엄기준은 `드림하이`에서 기린예고의 열혈 교사 강오혁을 연기했다.

 최근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정말 이런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강오혁을 연기했다"고 말했다.강오혁은 교내 평가에서 3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아 문제교사로 낙인 찍혔지만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교사다.

 최고가 되라고 다그치기보다는 한발한발 천천히 가라 하고 좌절해도 꿈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그의 응원은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월급을 차압 당하고 해고의 위기에 처하면서까지 학생들이 무대에 서도록 돕고 학생들을 키워줄 기획사를 찾기 위해 발로 뛴다.

 그는 "실제 강오혁의 모델은 없지만 누구나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마음에 남는 선생님들이 한 두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얘기를 참고해 좋은 선생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강오혁은 그가 이제껏 연기해왔던 인물들과 달랐다.

 "전작 `히어로`의 강해성은 나 혼자 살겠다고 바둥거리는 인물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연락이 왔죠. 캐릭터도 달랐지만 강오혁이 제 나이보다 많은 38~39살이었다는 점에서 나이보다 많은 역할을 연기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난관이 닥쳤다. 바로 엄청난 대사량.

 드라마 팬 사이에서 강오혁은 `명언 담당`이라 불릴 정도로 숱한 명대사를 쏟아냈다. 대부분 홀로 대중을 향해 이야기하거나 학생들에게 하는 조언이었기에 상대 배우의 리액션 없이 혼자 긴 대사를 읊어야 했다.

 "7회 방송된 가짜 쇼케이스 장면에서는 대본 4장이 넘어가도록 강오혁이 혼자 얘기하더라고요. 대본을 먼저 읽어본 스타일리스트가 저보고 `계 탔다`고 했어요.(웃음) 3일 전부터 대사를 외워서 다행히 NG 한 번 내고 오케이가 났죠."

 그는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오혁의 대사로 11회에서 혜미(배수지)에게 했던 `천천히 가면 빨리 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를 꼽았다.

 "처음부터 너무 주목받기 시작해 버리면 많은 걸 못 보는 것 같아요. 밑에서부터 힘든 과정과 기다림을 알아야지만 성숙한 연기나 노래가 나온다고 봐요. 저도 그렇게 온 스타일이고요. 천천히 꾸준히 하나씩 배워가면서 올라가는 게 가장 좋은 길 아닐까요."엄기준은 `드림하이`에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췄다. 연기경력 1년 미만이 대부분인 후배들에게 그는 카메라 안 뿐 아니라 밖에서도 선생님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자신을 선생님이라기보다는 "새벽에 라면 끓여주는 선배"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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