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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힘겨운 생존 전쟁"
"대형마트와 힘겨운 생존 전쟁"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1.03.03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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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을 찾아서 - 창원 명곡시장
▲ 명곡시장은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조만간 68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개설하고 명곡교회옆 녹지 200여 평에 고객쉼터와 문화편의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320개점포 서민애환 서려 사람냄새 `물씬`
가격동향 수시파악해 싸게ㆍ택배서비스도

 "대형마트가 연이어 들어서면서 매출이 전성기 때의 10~20% 정도로 격감했다"가음정시장과 함께 구 창원시의 최대 재래시장인 창원 명곡시장의 현주소다.

 한때 사람이 밀려 다닐 정도로 고객으로 북적였던 명곡시장이 된서리를 맞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0년 10월 홈플러스 창원점 개점이후 이마트, 롯데마트가 들어서면서다.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재래시장 고객들이 주말을 이용한 대형마트 장보기로 생필품구입 패턴을 바꾸면서 명곡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7~8년 전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유모차를 끌고나온 새댁들이 장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객이 많았으니까". 이순창 상인회장의 말이다.

 25년전 명곡아파트와 단독주택이 하나 둘 들어서는 것과 함께 노점상들이 모여들면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명곡시장은 크게 위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주변 8만여 주민들이 즐겨 찾는 창원의 대표적 재래시장이다.

 320여개 점포에 350여명의 종사자들이 이 곳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점포수는 전성기 때와 크게 차이는 없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딴판이다.

 명서시장 형성 역사와 함께 한, 시장의 상징 부영종합상가는 110개 점포 중 30여개만이 문을 열고 있을 뿐이다.

 시장내 아르페지오 침구 옆 가게는 1년새 3번째 주인이 바뀌었다.

 이순창 상인회장도 23년전 철물, 잡화를 시작으로 주방용품, 액세서리로 업종을 바꿨다가 5년전 침구류로 다시 변경했다. 대형마트와 경쟁이 안돼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품목을 찾아 다닌 결과다.

 지난해부터 명서시장은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생존전략을 구사 중이다.

 봄맞이, 설맞이 등 분기별로 인기가수 초청공연 및 각설이 공연, 경품추첨행사를 개최하고, 매달 20일 고객노래자랑 및 경품추첨행사를 개최, 5만원 상당 물품교환권도 상품으로 내놓는다.

 대전 큰도마시장 등 앞서가는 시장을 견학, 노하우를 배우는데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는 택배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내달에는 68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개설한다. 금년중에 명곡교회옆 녹지 200여 평에 고객쉼터와 문화편의시설도 만들 계획이다.

 시장을 살리려는 상인들의 열의도 대단하다. 상인회가 하루 4번 시장을 순회하면서 애로점을 청취하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노력을 한 결과 회비 납부율이 96%에 이를 정도로 상인들간의 협조도 원할하다.

 이 시장은 호객행위를 하지 않는다. 호객 필요성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전통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상인회장은 "대형마트 가격동향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으나 재래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결코 비싸지 않다. 오히려 싼 품목이 더 많다"며 "정이 넘치고 사람사는 냄새나는 시장을 보전하는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태영 기자>

oty@gn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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