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3:54 (금)
반문농부(班門弄斧)
반문농부(班門弄斧)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2.16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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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ㆍ27 김해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이 특정인을 무조건 내세우는 중앙당의 밀실 공천을 반대한다고 힘을 모으더니, 민주당 당원들도 하향식 공천에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야 모두 김해을 지역구를 놓칠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어 아래위의 불협화음이 좀체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춘추(春秋)시대에 노반(魯班)은 최고의 장인(匠人)으로 톱, 대패 등 목공 도구를 발명해 교량과 궁전을 만들어 이름을 날렸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도끼를 들고 노반의 수제자로 자처하며 노반의 집 앞에서 이런 대문은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쳤다. 이 젊은이는 그 집이 노반의 집인지를 몰랐던 것이다. 주위 사람이 그 사실을 일깨워 주자 그는 더 이상 말을 못 붙이고 줄행랑을 쳤다. 반문농부(나눌 班, 문 門, 희롱할 弄, 도끼 斧)는 노반의 문 앞에서 도끼를 자랑한다는 뜻으로, 실력도 없으면서 잘난 척 하는 경우다.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부나비처럼 몰려드는 데에 이러쿵저러쿵해봐야 아무런 효과가 없다. 중앙당에서 힘으로 몰아붙여도 정리정돈이 다 안 될 것이다. 누구든 자기 도끼를 들고 최고의 장인이라고 말하겠지만, 척 보면 남의 도끼가 더 빛난다는 걸 알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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