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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소수 여성장애인에 귀 기울여 주세요"
"소외된 소수 여성장애인에 귀 기울여 주세요"
  • 박여진 기자
  • 승인 2011.01.26 13: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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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리더와 茶 한 잔...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문숙현 대표
▲ 여성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경남여성장애인연대에 10년간 몸 담아 온 문숙현 대표.
인권 위해 10년간 동거동락
살 만한 세상 만드는 것이 꿈

 "여성장애인이 살 만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남여성장애인연대는 여성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일하는 단체다.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문숙현(43) 대표는 2002년 창립 당시부터 함께해 10년간 함께 해오고 있다. "여성장애인들은 이중삼중고의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육, 노동 등 모든 부분과 맞물려 있어요. 장애인단체가 많지만 여성장애인들은 또 그 속에서 소외되고 있는 소수입니다. 힘이 약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죠."

 비장애인들 속에서 여성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경남여성장애인연대 부설 마산여성장애인성폭력 상담소와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 구별 없이 여성장애인들의 인권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을 말하는 `장애 감수성`과 당사자들로서 생각한다는 `장애인 당사자주의`를 지닌 인물이 아니라면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임을 그들은 안다. 활발한 활동가인 문 대표 역시도 휠체어로 움직이는 여성장애인이다. 그에게 힘든 점을 묻자 "휠체어를 탄채 살아가는 것이 힘들죠. 모든 여건이 비장애인에 맞춰져 있어 휠체어를 타고 다닐 만한 곳이 없어요. 경사와 화장실 문제를 비롯해 휠체어가 지나갈 수 있도록 턱이 없거나 문이 넓게 만드는 등 조금만 배려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인데 늘 부딪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경남여성장애인연대가 창립할 당시만 해도 여성장애인 인권이라는 말은 생소했다. 처음에 인권에 대해 정책을 제안했을 때 지역사회 반응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로 차별받지 않는 `장애 철퇴의 날`로 바꿔달라고 정책적인 제안을 했지만, 관련기관들은 냉담했어요. 면담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죠. 그럴 때마다 세상에 두려움도 생겼지만 결국 원하는 것은 여성장애인이 살 만한 사회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기에 힘을 냈어요."

 항상 여성장애인의 인권문제는 비장애인들 속에서 `차후의 문제`이고, `지금 상황에서 안되는 문제`가 돼 왔다. 그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힘들다 말한다. "너무 예민한 것이 아니냐고 해요. 물론 비장애인들 입장에서 본다면 민감하고 예민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당연한 권리를 찾는 것입니다. 대표인 저 역시 둔감하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어요. 민감하게 느끼면서 사회에 문제점을 짚어내고 정책을 제안해야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죠"

 10년간 활동을 해오면서 그는 `그래도 처음과는 많이 바뀌었다`며 뿌듯하게 생각했던 순간도 때론 있었다. 근데 한발짝 뒤로 물러서서 보니 여성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만연해 있었다. "조금씩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들은 크게 변하지 않더군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겠죠."

 여성들에게 조언의 말을 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말했다. "여성장애인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흘러가듯 그냥 보내지말고 조금은 고민해주세요. 그리고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이런 분들이 많아지면 저희 같은 단체가 필요 없는 정말 살기좋은 세상이 오겠죠."

 <박여진 기자>

yjpark@gn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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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맘 2011-02-03 15:31:33
브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