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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레임덕?
MB정권 레임덕?
  • 허균 기자
  • 승인 2011.01.12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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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균정경부장

 임기 2년여를 남겨놓은 MB정권에서 레임덕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요구 얘기다.

 한나라당은 지난 10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에 사퇴를 요구했다.

 당은 정 후보자가 직무에 적격성이 없다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당의 이 같은 요구를 접한 이명박 대통령은 표정이 굳어진 뒤 이와 관련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청와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한나라당에 대해 “대통령이 탈당이라도 하라는 말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공직자의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레임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레임덕 현상이란 공직자의 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레임(Lame)’의 사전적 의미는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의’로 레임 덕(Lame Duck)이란 임기만료를 앞둔 공직자의 통치력 저하를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5년 단임 대통령들은 집권 4년차 증후군에 시달렸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중간 평가 성격의 ‘6ㆍ27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서서히 레임덕이 시작됐다.

 이후 IMF 시대를 열게 한 한보사태가 발발했으며 차남 김현철 씨가 구속되면서 국정을 이끌어나갈 동력을 상실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4년차 후반인 2001년 가을 진승현, 정현준, 이용호 등 ‘3대 게이트’에 휘말렸다.

 동교동계를 향한 여당내 개혁파의 공격까지 보태지면서 결국 그해 11월 당 총재직을 사퇴했다. 다음해 초에는 아들인 홍업, 홍걸씨 형제의 비리 연루로 그해 5월 조기 탈당을 선택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레임덕 현상을 피해가진 못했다.

 2006년 5ㆍ31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이 참패하면서 레임덕이 가속화됐고, 후반기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 이후 집권 여당 구성원들은 자신이 만든 당의 문패를 내리고 새로운 당을 만드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천년만년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MB정권도 한나라당의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사퇴 요구로 레임덕 현상이 비춰지고 있다.

 MB정권이 4년차에 들어섰지만 앞으로 2년이라는 기간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정부의 권력 누수현상은 국민들에게 득보다는 실을 많이 안겨다 줬다.

 MB정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레임덕 현상은 좋은 징조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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