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4:34 (금)
사회부연(死灰復燃)
사회부연(死灰復燃)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1.01.12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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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말 ‘함바’가 전국에 메아리치고 있다. 함바집(건설현장 식당) 운영권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브로커 유모씨와 관련이 있는 직원한테서 ‘고해성사’까지 받고 있다. 유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울산ㆍ광주지방경찰청장은 대기발령 상태다. 늘 그러하듯, 한 사람의 전방위 돈 로비 실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가고 있다.

 비리 고리가 끊어졌다고 여기면 어김없이 다시 불거져 나오는 게 세상사인 모양이다. 사회부연(죽을 死, 재 灰, 다시 復, 사를 燃)은 사그라진 재에 다시 불을 붙인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은 사람이 다시 득세할 때 쓰인다. 중국 양(梁)나라 효왕(孝王) 때 한안국(韓安國)이 감옥에 갇히게 되자 옥사쟁이 전갑(田甲)이 그를 모욕했다. 한안국은 “다 타버린 재에서도 다시 불길이 살아난다”며 권력을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전갑은 “다시 불이 타면 오줌을 싸서 꺼겠다”고 한안국을 비웃었다. 결론은 그가 다시 권력의 자리에 올랐다.

 권력을 되찾으면 본인에게 더없이 영광이지만 비리로 그 권력을 잃으면 치명적이다. 이번 함바집 로비 의혹으로 여러 권력자들이 자리에서 떨어져 나갈 것이다. ‘비리의 불’은 오줌을 싸서 꺼놓으면 언제라도 다시 붙는 속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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