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9:15 (일)
추풍단선(秋風團扇)
추풍단선(秋風團扇)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1.15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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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단풍이 절정이다. 먼 곳에 가지 않아도 집 주위에 아름다운 풍경이 오롯이 물들어 있다. 찬바람이 이미 불어와 몸이 움츠러들지만 자연은 최고의 자태를 뽐내며 긴 동면을 준비한다. 찬바람이 부는데 부채질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정치인들을 이런 헛일을 많이 한다. 마음이 냉랭한 지역 주민들에게는 온기가 필요하다.

 중국 한(漢)나라 성제(成帝)는 처음에 후궁인 반첩여를 총애하다 시간이 흐르자 조비연을 사랑했다. 조비연은 혹시 성제의 마음이 반첩여에게 되돌아갈 것을 염려해, 중상모략해 그녀를 옥에 가두게 했다. 나중에 반첩여의 혐의는 풀렸지만 그녀의 처지는 임금의 총애를 받던 때와 같지 않았다. 가을이 되어 쓸모없게 된 부채와 자신의 처지가 같다고 생각해 추풍단선(가을 秋, 바람 風, 둥글 團, 부채 扇)을 읊조렸다.

 여야 정치인들이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언동을 하는 정치인들은 만추(晩秋)에 추풍선의 의미를 깊이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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