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5:16 (토)
빙탄지간(氷炭之間)
빙탄지간(氷炭之間)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1.08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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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는 상대를 수용하는 너그러움이 없다. 정치든 사회 현안이든 반대 입장에 서면 오직 평행선을 긋는다. 그리고 결국에는 한 곳에서 만나지 못한다. 여유가 너무 없는 것도 문제다. 최근 슬로우 시티 운동이 일어나 그저 바쁘기만 한 현대인들에게 삶을 한 박자 죽이기를 권고한다.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참살이의 모습이다.

 우리 정치의 여야를 보면 빙탄지간(얼음 氷, 숯 炭, 어조사 之, 사이 間)이다. 성질이 달라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여당과 야당이 어떤 사안을 두고 대립해 좋은 결론을 도출하는 게 정치의 묘미인데, 오직 각을 세우다 결국은 힘의 논리로 결론을 맺는다.

 漢나라 무제 때 동방삭은 초나라의 굴원의 절개와 간신을 비유해 얼음과 숯의 관계라 했다. 이 두 물질이 만나면 서로 없어져 버린다. 어찌 군자와 소인이 화합할 수 있을까 마는, 정치는 다른 두 개를 맞대 더 나은 한 개가 나와야 한다. 오직 자기 것에만 혈안이 돼 있는데 어찌 상대를 수용할 작은 여유가 있을까. 이런 걸 두고 밴댕이 소갈머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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