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3:08 (일)
귀하신 한류 스타들
귀하신 한류 스타들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0.28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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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류 열풍이 동남아를 여전히 쓰나미처럼 강타하고 있다. 한국 대중문화가 요즘만큼 다른 나라를 ‘침범’해 열광을 일으킨 적은 없었다. 우리나라 5천여 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많은 문물을 중국으로부터 받아 일본으로 전달한 가교역할은 많이 했지만 역동적인 문화의 주체자로 등장하지는 못했다.

 동남아에서 찬란한 불교문화를 내세워 전 세계 관광객을 모으고 있는 방콕에서 24일 한ㆍ태국 우정 콘서트가 열렸다. 2천7000명의 관객들이 슈퍼주니어 K.R.Y.(규현, 려욱, 예성)에 혼을 빼고 열광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드라마 ‘대장금’으로 시작된 태국 내 한류가 아이돌 그룹이 주축인 K-POP으로 이어지고 있다. K-POP은 한국 대중음악(Korean Popular Music)이다. 슈퍼주니어는 대만 차트에서 ‘미인아’로 21주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들은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1970년대 말 한국에 와 ‘아이 워즈 메이드 포 댄싱(I was made for dancing)’을 불러 뭇 여성들의 혼을 뺀 꽃미남의 원조 레이프 가렛의 인기도 요새 아이돌 못지 않았다. 레이프 가렛이 공연을 한 후 공연장에는 많은 10대 여학생 팬들이 흘려 놓은 속옷 등이 나뒹굴었다. 그 때 고교생이던 필자는 저게 강대국의 힘이라고 여겼다. 의미도 모르는 팝송을 따라 부르며 미국 문화 역습을 고스란히 안아야 했다. 지난 5월, 30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 레이프 가렛의 소식을 들으면서 그가 옛 향수를 달랬지만 그때의 힘을 느끼지 못했다. 대중문화의 힘은 돌고 돈다.

 지금 우리 나라엔 대중문화를 움직이는 아이돌들이 많다. 샤이니, 2PM, 소녀시대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들은 살아있는 문화 자산이다. 그들이 한국 대중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는 첨병들이다.

 샤이니가 5명으로 구성된 그룹인지 한 달 전에는 몰랐다. 딸애가 ‘헬로우~헬로우’할 때마다 제발 그 노래를 부르지 말라고 타일렀다. 사실 국적에도 없는 이상한 이름을 달고 나와 무의미한 소리만 내깔리는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10대 딸을 이해하기 위해선 시쳇말로 뜨는 아이돌가수의 이름은 외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나마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한국의 대중문화를 세계에 전하는 ‘귀한 전도사’이기 때문이다.

 30년 전 레이프 가렛이 준 충격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고 지금도 그때의 동경은 아련한 추억이다. 이것이 대중문화의 강한 힘이다. 그래서 우리 10대 한류스타들이 세계로 나아가 한국 대중문화의 힘을 마음껏 뿌리기를 기대한다. 그게 나라의 힘을 부드럽게 어필하는 무기다. 그들이 다져놓은 ‘마음 밭’에 한국의 자동차가 달리고 한국의 휴대폰 소리가 울리는 것 아닌가.

 ‘2PM’이 오후 두 시가 아니고 준수, 닉쿤, 택연, 우영, 준호, 찬성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라는 것은 알아야 구닥다리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뿐아니라 그들을 ‘예우’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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