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1:38 (토)
회벽유죄(懷璧有罪)
회벽유죄(懷璧有罪)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0.10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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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중국의 류샤오보(劉曉波) 변호사는 중국 정부로부터 탄압받는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다. 이번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국내외의 구명노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노벨 평화상은 민족의 화목과 국가 간 우의 증진과 평화회의 등에 노력하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이다”며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는 사법기관의 형벌을 받고 있는 죄수”라고 비판했다.

 회벽유죄(품을 懷, 구슬 璧, 있을 有, 허물 罪)는 ‘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죄가 된다’는 뜻으로 ‘분수에 맞지 않는 것을 가지고 있으면 재앙이 온다’는 것을 이를 때 쓰인다. 춘추시대 때 우(虞)나라를 다스리던 우공(虞公)은 동생 우숙(虞叔)이 가지고 있는 명옥(名玉)을 몹시 탐냈다. 우숙은 처음엔 아까워 주고 싶지 않았지만 곧 후회하고 형에게 구슬을 바쳤다. 그는 “보통 사람은 죄가 없어도 구슬을 가지고 있으면 죄가 됩니다”라고 아뢰었다. 훗날 화근이 될 수 있는 것을 넘겨준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 석방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중국에게 간 명옥인 노벨 평화상이 정부와 류샤오보 중 누구에게 화근이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은 후 축하와 함께 수상과정에 대한 숱한 의구심이 불러일으킨 것을 보면 평화의 이름으로 주는 상이 되레 분란을 낳는 단초가 되는 걸 보니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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