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0:38 (금)
오는 겨울 김장철이 더 걱정이다
오는 겨울 김장철이 더 걱정이다
  • 허균 기자
  • 승인 2010.10.05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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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시각
▲ 허 균 정경부장

격이 폭등하고 있는 배추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1㎏ 남짓하는 배추 한포기가 1만 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이건 분명 예삿일이 아니다.

 모르긴 해도 배추 한포기가 소비자가격으로 1만 원을 넘는 일은 건국이래 아니 한국조폐공사 설립 이후 처음이지 싶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반복하고 있는 배추가격 덕에 도내 초ㆍ중학교 급식식단에서 배추김치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단다.

 학교에 김치 납품을 책임진 업체가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배추가격 때문에 김치를 납품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에 일선학교는 배추김치 식단을 오이지나 깻잎무침, 단무지 등으로 대체하거나 배추를 따로 구입해 김장을 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 일반가정에서는 옥상이나 자투리땅을 이용한 텃밭에서 배추, 상추 등 기본적인 채소류를 자족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배추가격이 폭등하면 각 언론매체는 김치를 금에 빚데 금(金)치라고 부르곤 한다. 하지만 얼토당토하지 않게 올라버린 올해 배추가격은 금치 대신 금보다 소비자가격이 높은 다이아몬드에 비유해 ‘다이아몬드김치’라고까지 부르기도 한다.

 폭등한 배추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급기야 국회의원들의 스페셜 무대인 국정감사에도 등장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전병헌(민주당) 의원은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전날 재래시장에서 직접 장을 봐 온 배추와 양배추, 상추를 들고 나와 기획재정부를 매섭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배추가격이 상승해도 어느 누구 이익 보는 사람도 없다. 배추가격 폭등의 주범으로 중간 도매업자들이 지목되기도 했지만 이들 또한 “남는 게 없다”며 볼멘 소리만 해 댄다.

 도매업자들 설명은 100포기를 판매해 1포기당 1천 원이 남으면 10만 원이 남는 데 가격이 폭등하면 50포기를 팔아 1포기당 2천 원을 남겨야 겨우 10만 원이 남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농민들이 배추 가격 차이 때문에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농민들은 가격이 폭등해도, 하락해도 피해를 보긴 마찬가지다. 

 문제는 2개월여 남은 겨울 김장철이다.

 이번 배추가격 폭등으로 현재 농가에서는 너도나도 배추 모종 심기에 나섰고 정부도 국산배추를 대신하기 위해 중국산배추의 수입절차를 완화했다는 소식이다.

 2개월여 후, 김장철에 각 농가에서 배추가 쏟아져 나오고 중국산배추 수입이 줄을 잇게 되면 2모작이 가능한 배추의 습성에 따라 가격 폭등이 아닌 가격 폭락을 우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무쪼록 앞으로는 정부의 예측이 들어맞고 남지도 모지라지도 않게 배추가 생산돼 배추가격에 눈물짓는 농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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