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0:31 (토)
비육지탄(?肉之嘆)
비육지탄(?肉之嘆)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0.0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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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떨어지면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뒹구는 낙엽을 보며 마음을 잡지 못한다. 조금 지나 잎사귀를 다 떨어뜨린 가지마다 한숨이 묻어날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삶의 무게가 더 무거워진다. 우리나라에서 최고 부자들의 얼굴을 보면 낯이 익다. 이건희, 정몽구, 정몽준, 신동빈, 정의선 등은 수조 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어 서민들에겐 그 금액을 상상하는 것  조차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후한(後漢) 말 유비(劉備)는 황건적(黃巾賊)의 난을 평정하는 공을 세운 후 유표(劉表)한테 의지해 지냈다. 어느 날 유비가 유표의 초대를 받아 갔다 불현듯 넓적다리가 살이 찐 것을 보고 놀랐다. 유비는 세월은 흐르는데 큰 뜻을 세우지 못하는 자신을 생각하며 눈물을 지었다. 여기서 유래한 비육지탄(넓적다리 ?, 고기 肉, 어조사 之, 탄식할 歎)은 ‘자기의 뜻을 펴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것을 한탄하다’는 뜻이다.

 많은 서민들이 생활고에 때문에 세월이 무상하다고 탄식할 수 있다. 그래서 가을은 더 쓸쓸하고 오는 겨울은 더 잔인하다. 하지만 하는 일 없이 놀고먹는 편한 팔자는 세상에 없다. 부자는 아마 더 큰 근심거리로 불면의 밤을 자주 보낼 수 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덧없이 흐르는 세월에 탄식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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