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3:12 (토)
이번 대목장 재래시장 어떠세요
이번 대목장 재래시장 어떠세요
  • 허균 기자
  • 승인 2010.09.14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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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자의 들춰보기
▲ 허 균 정경부장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30여 년 전 이맘때 어머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재래시장을 다녀왔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당시 어머니는 “대목장은 길도 질고, 사람이 많아 복잡하니… 장에서 맛난 것을 사가지고 오겠다” 등의 말로 달래고 어르고 하면서 기자의 추석장 동행을 거부했었다.

 하지만 온갖 억지를 부려서라도 꼭 따라가고파 했던 곳이 재래시장이다.

 어린 시절 재래시장은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온갖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그곳엔 정말 없는 것이 없는 듯 했다. 평소엔 보기 힘든, 이름을 알 수 없는 몸집이 큰 물고기와 한번쯤은 본 적이 있는 온갖 산나물들, 상점 지붕에 닿을 만큼 높게 쌓여져 있던 과자들….

 세상의 온갖 것들과 사람들을 모두 모아놓은 듯 한 재래시장은 당시 어린아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요,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재래시장이 어린 시절 꿈과 희망을 안겨다 주었다고까지 하면 조금은 과장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어머니의 핀잔을 들으면서까지 가보고 싶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백화점과 대기업의 각축장으로 변해버린 대형유통매장에 밀린 재래시장은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다 퇴출위기에 처해 있다.   

 민족의 대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들과 정치인들의 재래시장 방문 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13일 김재경 국회의원이 진주중앙시장을 방문해 물품을 구입하고 민생탐방을 펼쳤다.  

 김재경 의원 뿐만이 아니라 평소 지역민과 살을 맞대기 힘든 정치인들은 이맘때면 연례행사로 꼭 재래시장을 찾아 물건을 구입하고 시민들에게 재래시장 이용을 홍보하곤 한다.

 정치인들이 지역민심을 챙기고 상인들의 비린내 나는 손을 부여잡기 좋은 장소로 재래시장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14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래시장 활용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인들도 모자라 국가지도자가 나서 재래시장 이용을 홍보할 정도니 지역 재래시장이 참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재래시장이 시민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홍보와 이용자들의 애착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재래시장이 살기위해서는 재래시장과 상인들의 변모된 모습이 아닐까.

 재래시장이 살기위해 재래시장의 변한모습이 먼저인지, 이용객들의 마음 바꾸기가 먼저인지 따지는 것은 분명 부질없는 짓일 게다.

 하지만 이번 대목장은 너무나 편리해져 버려 각박하게까지 느껴지는 대형유통매장 보다 재래시장을 이용해 보는 것도 지역경제를 위한 좋은 방법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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