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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얕보다 큰 봉변 당한다
말벌 얕보다 큰 봉변 당한다
  • 경남매일
  • 승인 2010.09.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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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승 호창원소방서 서장

 추석 때가 다가오면 조상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한다.

 9월이 가을이라고 하지만 이상 기온으로 한 여름 더위를 느낄 수 있다. 연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풀을 베다가 갑자기 날아든 말벌 공격에 당황하거나 심지어 말벌에 쏘여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지난 달 통영과 거창에서 벌초를 하다 말벌을 건드려 벌쏘임을 당해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벌초를 하려다 예초기 칼날에 다치거나, 뱀에 물리는 사고도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추석 전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벌쏘임사고이고, 소방방재청이 3년간 조사한 자료에도 추석 전 안전사고 85%가 벌쏘임사고이다.
 벌이 꽃만 좋아하겠지, 벌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은 버리고 ‘벌쏘임 안전사고’ 방지 요령을 살펴보자.
 벌들은 5~6월에 벌집을 짓기 시작해서 7월에는 축구공만한 크기가 된다.

 그리고 8~9월에는 벌이 엄청 늘어나게 되는데 이때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인다. 벌이 왕성한 활동력를 보이는 시기만큼 공격성과 독성이 강해, 독성이 강한 말벌에 쏘이게 될 경우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벌쏘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전에 벌이 사람에게 접근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다.
 첫째, 벌초를 갈때는 화려한 옷과 몸에 향수나 진한 화장품을 바르고 가는 것은 말벌을 유혹해서 ‘나 쏘아 주세요!’ 하는 행위이다. 벌초 하러갈 때는 패션쇼 복장도 금물이다.

 둘째, 한참 풀을 베다보면 목이 마르다고 해서 향이 진한 음료수나 냄새가 나는 막걸리, 과일을 풀밭에서 펼쳐 놓고 먹는 행위도 말벌을 초대하는 행동이다. 되도록 향이 나지 않는 물을 준비하고 꼭 음료수나, 과일을 먹을 때는 풀밭에서 벗어난 곳에서 먹도록 해야 한다.

 셋째, 요즘은 산소가 있는 곳들이 풀과 나무가 얽혀져 있는 곳이 많다. 잘 보이지 않는 나무나 풀속에 있는 벌집을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말벌에게 갑작스런 공격을 당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풀밭이나 숲을 지날때는 미리 나무막대로 확인하고 벌초를 하는 것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을 실천하는 길이다.

 넷째, 잘못하다가 벌집을 건드렸을 경우에는 벌을 쫓기 위해 팔을 휘젓거나하면 벌을 더 흥분하게 만드는 일이다. 되도록 멀리 도망을 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도망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얼굴을 가리고 땅에 엎드려 움직이 없도록 하고 벌이 돌아 갈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섯째, 벌에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거나 있을 때 카드 등으로 긁어서 빼내는 것이 좋다. 빼내기 어려울 경우 억지로 누르거나 해서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아야한다. 쏘인 부위에 얼음물 찜질은 통증과 가려움 등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고, 스테로이드 연고가 있으면 물린 곳에 발라 주면된다.

 마지막으로, 노약자나 벌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말벌에 쏘였을 경우에는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빨리 119에 연락해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즈음 숲속 뿐만 아니라 주택가에도 벌들이 집을 짓는 경우가 많다. 벌집을 함부로 제거하다가 벌에 봉변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럴때는 119에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말벌 못지않게 땅벌도 일반 벌 보다 15배나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작다고 무시하거나, 벌이 꽃만 좋아 할거라는 착각을 해서 말벌을 얕잡아 보다가는 큰 봉변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 안전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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