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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기간에 대한 생각
군 복무기간에 대한 생각
  • 경남매일
  • 승인 2010.09.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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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칼럼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 21 - 22개월인 군(軍) 복무기간을 더 늘리는 것은 이미 혜택을 받은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 정치적 사회적 측면에서 수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18개월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생각인 모양이다.

 이런 대통령의 발표는 천안함 사건 이후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가 여러달 동안 대책들을 연구해 내놓은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 나온 것이다. 노무현은 한미연합사 해체를 결정하면서 `국방백서 2020`을 통해 당시 24개월(육군ㆍ해병대) 26개월(해군) 27개월(공군)이던 각 군 복무기간을 2014년 6월까지 각기 순차적으로 18개월, 20개월, 21개월로 줄이기로 했고 2020년까지는 국방비 총 621조를 투입해 무기를 현대화 하고 그 대신 군 병력을 50만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국방비 추세를 보면 621조의 국방비는 어림도 없다.

 사실 복무기간 연장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장군 - 장교 세계의 적개심 없는 군사문화다. 천안함 사건을 통해 보았듯이 적과 싸워서 기필코 이겨보겠다는 모습이 전연 보이지 않는다. 우리군은 1차적으로 북한군을 상대하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북한군을 상대할 만한 수준인지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복무기간이 길어야 하느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는 안되고 먼저 북한군 병사의 복무기간을 고려해야 하고 남북한 군사력에 대한 고려가 전제돼야 한다.

 200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남북한 사이의 군사력은 북한군이 우세하다. 북한 인민군 병력은 119만, 한국군은 65만 5천 명이다. 북한의 지대지 미사일은 100여기로 남한의 3배 이상이고 보병사단 수는 86대 46으로 북한이 거의 3배나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다연장 방사포는 5천100대 200, 북한과는 게임이 되지 않을 만큼 북한의 화력이 우세하다. 전차는 3천 900대 2천 300으로 북한이 우리의 1.69배다. 야포수는 8천 500대 5천으로 북한이 우리의 1.63배다. 북한의 포가 대구경포임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2배이상 우세하다. 특수여단 수는 69대 15로 북한이 우리의 4.6배다. 전투기는 840대 490으로 북한이 우리의 1.7배, 잠수함은 70대 10으로 북한이 우리의 7배다. 전투정은 420대 120으로 북한이 우리의 3.5배다. 이러한 군사력 격차는 실로 엄청난 격차다.

 이런 격차는 미군 개입이 없이는 한국군의 독자적인 전투로는 이길 수 없는 수준이다. 전쟁이란 무기의 수량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군사력의 열세는 병사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수롭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 무서운 것은 북한군의 훈련과 정신력 그리고 용병술과 용병시스템이다. 이러한 훈련과 정신력 그리고 전술 전략과 용병시스템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천안함 사태에서 보았듯이 한국군은 적개심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저 월급 받고 근무하는 직장일 뿐이다. 이런 정신 자세로는 절대로 북한군을 이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군(軍) 복무기간을 최소한 24개월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북한 병사는 최소한 8년을 근무한다. 병영국가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가 2년을 복무한다 해도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병사들은 전투시 자기 생명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순발력과 상상력을 가져야 한다. 이런 순발력과 상상력은 군복무 경험에서 나온다.

 현재의 군(軍) 교육문화, 근무문화, 병영문화는 전투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신병이 군의 복무로는 최소한 20개월은 돼야 바로 군에 적응되어 자유로운 판단과 능력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겨우 군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 하자마자 제대를 한다는 것은 전투력에 적지 않는 영향을 준다. 전투에서 프로가 될려면 이것 저것 많이 습득해야 한다. 전투에 프로가 돼야 전쟁터에서 스스로 목숨을 지킬 수 있다. 군이 환골탈태를 한다 해도 18개월 안에는 이러한 병사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은 국민이 허용할 수 있는 최대치인 2년을 정해놓고 이 기간동안 병사들을 전투프로로 만들어 내라고 군(軍) 수뇌부를 다그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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